2024년 11월 26일(화)

배역 상관없이 '특별출연'으로 영화 빛낸 배우 6명

인사이트Facebook '이한열기념사업회'


[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주인공이 영화를 빛낸다는 말은 틀렸는지도 모른다.


영화는 작가, 감독, 스텝, 배우 등 수많은 사람이 모여서 만드는 종합 예술이다.


배우도 주연, 조연, 특별출연, 엑스트라 등 역할의 비중과 분량이 하늘과 땅만큼 나뉜다.


비중이 다르다고 중요도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시계가 잘 돌아가기 위해 모든 톱니바퀴가 완전해야 하듯 영화를 만드는 모든 사람이 중요하다.


몇 장면 등장하지 않는 특별출연 배우들이 주연배우만큼 중요한 이유다.


1. 김하늘 '신과 함께-죄와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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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SBS '접속! 무비월드'


개봉 23일째인 11일 오전 9시 1200만 관객 동원에 성공한 '신과 함께-죄와 벌'에는 숨은 명배우들이 많다.


그중 한 명이 바로 '배신지옥-송제대왕' 역의 김하늘이다.


편집 과정에서 촬영한 많은 부분 날아가 고혹미 넘치는 송제대왕의 장면은 영화에서 10초밖에 볼 수 없어 팬들은 김하늘의 짧은 분량에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2. 강동원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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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book '이한열기념사업회'


인사이트(좌) 연합뉴스, (우) Instagram 'aircorea99'


강동원은 6월 항쟁에 불을 지핀 故 이한열 열사를 연기해 지울 수 없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순하디순한 사슴눈을 하고 있지만 독재의 총탄 앞에 굽히지 않는 모습으로 열사를 스크린에 현실화시켰다.


외증조부 이종만의 친일행적이 밝혀지며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영화팬들 사이에서 보이콧을 당하기도 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한 '1987' 시사회 자리에서 영화를 준비 중이던 2016년 블랙리스트에 오를 수 있음에도 가장 먼저 출연을 확정 지었던 점이 밝혀져 그의 진정성이 전해지기도 했다.


시사회에서 강동원은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빚을 조금이나마 갚을 수 있는 심정으로 참여했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3. 심은경 '부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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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영화 '범죄도시'


영화 '부산행'에서 서울역 좀비역을 맡아 한국 영화 역사에 길이 남을 첫 장면을 선사한 것이 심은경이다.


핏줄선 다리와 풀린 동공, 흔들리는 걸음걸이 등 독보적인 좀비의 모습을 형상화해 극 몰입도를 최고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단발머리를 산발해 얼굴도 거의 가려진 채로 열연을 펼친 심은경을 처음에는 못 알아보는 관객들도 있을 정도였다.


후기로 입소문이 퍼지며 명연기가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4. 이기홍 '특별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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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영화 '특별시민'


'메이즈 러너' 시리즈 최종편으로 내한한 이기홍은 지난해 '특별시민'에서 정치인 양진주(라미란)의 아들 스티브 역으로 한국 관객들을 만났다.


유세 차량에서 책에 사인하거나 마이크를 잡고 직접 홍보하는 장면으로 정치인 엄마의 유세를 도우려고 나선 엄친아 스티브를 완벽히 연기했다.


배우 최민식과 촬영하고 싶어 영화에 특별출연하게 됐다는 이기홍은 라미란과도 찰떡 호흡을 자랑하며 마지막 촬영 후에는 "다시 한국에 와서 이분들과 함께 일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5. 문소리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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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영화 '아가씨'


다른 사람을 통제하기 좋아하는 남편을 둔 비운의 여인이자 함께 억압당하는 히데코의 이모다.


남편의 억압과 통제 속에서도 귀족의 품위를 잃지 않는 강인한 모습을 연기해냈다.


단 네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2개월 전부터 일본어를 연습했고 낭독회 장면에서는 박찬욱 감독이 놀랄 정도로 소름 끼치는 연기를 보여줬다.


6. 조진웅 '범죄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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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영화 '범죄도시'


영화 '범죄도시'에 광역수사대 팀장으로 깜짝 출연한 조진웅은 콧수염으로 깊은 인상을 심었다.


인연이 있던 영화의 감독, 제작사 대표가 커피차를 보내라는 말에 "뭐라도 할게"라고 말해 즉시 특별출연이 성사됐다.


영화 '공작'에서 대북 공작전을 기획하는 총책임자로 이미지를 위해 콧수염을 길렀던 그는 출연을 망설였지만 오히려 색다른 이미지로 호평을 받았다.


"대사도 딱 한마디"···'신과 함께'서 10초 나와 대부분 못알아본 '배신지옥-송제대왕' 김하늘1천만 관객의 선택을 받은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에 매우 짧게 나와 아쉬움을 사고 있는 배우가 있다.


'1987' 감독, "박근혜 정권서 어려웠지만 강동원이 출연해줘 투자받았다"배우 강동원이 선뜻 영화 출연을 결심해 영화 투자자를 모으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하영 기자 ha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