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연인', '친구', '혼자' 혹은 '가족'.
영화의 성향에 따라 예매 전에 연락하게 되는 대상은 다르지만 정말 가까운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함께 가기 꺼려지는 대상이 있다. 바로 부모님이다.
야하거나 폭력적이고 유치한 영화를 나는 무척 좋아하지만 부모님께 보러 가자고 말씀드리기는 왠지 부끄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어도 다음 영화에 한해서는 그런 고민을 하지 않아도 좋다.
관람평을 토대로 부모님과 봤을 때 가슴 찡한 감동을 약속하는 영화들을 모아봤다.
1. 신과 함께-죄와 벌
"남자 셋이서 안 울라고 주먹으로 입 틀어 막았다"가 가장 유명한 관람평이지만 "우리 아빠 우는 거 처음 봤음", "부모님들이 굉장히 좋아하심", "부모님과 함께 보러 올 생각" 등 부모님을 키워드로 한 내용도 적지 않았다.
'신과 함께-죄와 벌'은 사고 현장에서 시민들의 목숨을 구하다 생명을 잃은 소방관 자홍(차태현 분)이 저승 삼차사와 함께 49일 동안 7개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김자홍의 재판을 통해 착하게, 성실하게, 가족에게 희생하며 살아온 우리 부모님들에게 "잘 사셨다"고 뚝심 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2. 브라더
영화 '브라더'는 '가보를 팔아먹는 형' 마동석과 '집안을 팔아먹는 동생' 이동휘의 유쾌한 케미가 돋보이는 코믹극이다. 인기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를 원작으로 했다.
두 형제를 둘러싸고 집안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이니 만큼 "가족과 함께 보기 좋은 영화"라는 평이 많았다.
단, 예전에 잘못했던 일이 많은 사람은 등짝 맞기 딱 좋은 영화이니 주의하자.
3. 아이 캔 스피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주인공인 '아이 캔 스피크'는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영화'로 유명하다.
부모님 중에는 "너무 슬퍼서 보기 싫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시대의 아픔을 공유하며 끈끈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기에 추천한다.
주민센터의 민원왕 도깨비 할매 옥분의 아픈 과거의 모습은 그동안 우리가 외면했던 부모님의 모습을 연상시켜 더욱 가슴치게 만든다.
4. 국제시장
간호사와 광부, 파병 군인이 우리나라를 먹여 살리던 시절이 있었다.
'국제시장'은 격동의 대한민국 현대사를 배경으로 가족을 위해 한평생을 살아온 한 집안의 장남이자 가장 덕수의 인생을 그려낸 휴먼 드라마로 그 시대를 살다간 인물들의 굴곡진 삶을 그려낸다.
흥남철수작전, 독일 광부 파견, 베트남 전쟁, 이산가족 찾기 등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은 조부모님 세대에 가깝지만 어린 시절 그 현실을 보고 들으며 자란 부모님들에게는 잊지 못할 역사의 흐름이다.
5.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개봉했던 2014년 당시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의 기록을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76년간 오직 한 사람만 사랑하는 노부부의 사랑 이야기는 스타 배우와 자극적인 줄거리 없이 진실한 사랑만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수많은 세월이 지나고 죽음의 문턱에 가까워졌음에도 여전히 닭살 애정을 과시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사랑의 의미에 대해 다시 이야기해 볼 기회를 얻는다.
이하영 기자 ha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