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피해자의 인권보다 가해자의 인권을 더 중시하는 나라"
흉악 범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잇따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부 누리꾼들의 조소 섞인 한 마디가 뼈아프게 다가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피해자들은 평생 지옥 같은 일상을 보내며 고통의 수렁에서 몸부림칠 때 가해자는 몇 년 뒤 다가올 출소일만 기다리고 있는 현실이다.
만일 피해자가 원할 때마다 가해자를 고문하는 처벌 방식이 있다고 상상해보자.
과연 불편부당한 처벌 방식일까, 아니면 또 다른 피해를 낳는 악순환에 불과할까.
최근 유튜브 채널 'Matt Richards'에는 범죄자에 대한 급진적인 처벌 방식을 그린 단편 영화 '윌리 빙엄의 경우(The Disappearance of Willie Bingham)'가 게재됐다.
영국 출신의 영화감독 매트 리차즈(Matt Richards)가 제작한 13분 분량의 이 단편 영화는 획기적인 소재를 다루면서 화제를 모았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주인공 남성 윌리 빙엄은 흉악범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새로운 처벌 방식의 첫 대상자다.
처벌 방식은 간단하고도 잔혹하다.
피해자의 가족이 원할 때마다 가해자의 신체를 절단하는 형벌이다. 원한다면 언제든지, 평생에 걸쳐 형벌을 진행할 수 있다.
가해자의 신체가 잘려나가며 고통스러워하는 현장은 피해자 가족의 눈앞에서 진행된다.
점점 피폐해지며 "차라리 죽여달라"고 호소하는 가해자의 모습을 천천히, 언제든지, 평생 동안 지켜보며 앙갚음을 하는 것이다.
영화는 다양한 감정과 시각, 관점의 퍼즐들이 모여 하나의 작품을 이룬다.
범죄자의 감정선에 초점을 맞추다가도 피해자 가족의 심리 상태를 고스란히 보여주며 대비를 이룬다.
또한 사람들이 쉽사리 고려하지 못하는 '2차 피해'를 묘사하기도 한다. 형을 직접 집행하는 사람들의 번뇌, 딜레마, 괴리감 등을 색다른 시각에서 묘사한다.
모든 사람이 윌리 빙엄을 증오했던 영화 초반과는 다르게 후반부로 진행될수록 그를 동정하거나, 동정할 것만 같아 불안에 빠지는 심리적 변화가 그려진다.
긴박한 스토리가 절정에 치닫고 서로 다른 시각들이 교차하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그리고 당신에게 묻는다.
"범죄자를 끔찍하게 처벌한다면,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모든 과오를 씻을 수 있을 것인가"
※ 해당 영상에는 다소 잔인한 장면이 포함돼 있습니다.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