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소현 기자 = 위대한 쇼맨의 모티브가 미국의 악명높은 사업가 P.T바넘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 20일 '신과함께-죄와 벌'과 같은 날 개봉한 영화 '위대한 쇼맨'은 뮤지컬 영화 장르로는 큰 화제를 모으며 할리우드 배우 휴 잭맨의 인생 영화로 불리고 있다.
화려한 퍼포먼스와 색감이 돋보이는 영상미가 두드러져 영화의 미장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볼만한 영화라고 손꼽힌다.
그러나 휴 잭맨이 연기한 P.T.바넘이 악명높은 사업가라는 사실이 재조명되며 해외에서는 큰 비판 여론이 나오고 있다.
P.T.바넘은 우리가 흔히 들어본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단어를 창시한 인물이다.
그는 과장과 거짓으로 점철된 홍보 공세를 퍼부어 사람들을 모으는 데 남다른 일가견이 있었다.
바넘은 거짓말로 대중을 속여 돈을 얻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가장 잘 알려진 일화로는 조이스 헤스(Joice Heth)가 있다.
조이스 헤스라는 늙은 흑인 여성을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의 간호 노예라고 속인 바넘은 80대인 그녀의 나이를 161세라고 주장해 많은 관객을 끌어모았다.
또 피지 섬에서 잡은 인어를 전시한다고 홍보한 뒤 원숭이의 사체와 물고기를 붙여 인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왜소증을 가진 장애인들을 난쟁이라고 칭하며 대중들에게 소개하는 등 흑인과 장애인 같은 약자를 돈벌이로 이용한 악명높은 사업가다.
그가 창단한 서커스에도 많은 일화가 탄생했다. 바넘이 영국에서 사들인 점보 코끼리는 엄청난 덩치로 인기를 끌었는데 코끼리가 기차에 치여 죽는 사고가 발생했다.
점보의 인기를 놓치고 싶지 않았던 바넘은 이를 박제해 전시를 계속했고 점보가 새끼 코끼리를 구하기 위해 기차에 몸을 던졌다는 등 거짓 스토리를 지어내 사람들을 현혹하기도 했다.
바넘은 생전 "There is a sucker born every minute(지금 이 순간에도 호구는 태어나고 있다)"라는 유명한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사람들은 그를 최초의 비즈니스맨으로 부르지만 일각에서는 '최악의 사기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평생 대중을 속이며 논란을 즐겼던 바넘을 미화하며 백인우월주의적 사상을 담은 영화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제작진의 해명은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영화를 본 관람객들 사이에서도 영상미와 OST 등 구성은 칭찬할만하지만 스토리가 불편했다는 평이 오가고 있다.
영화를 관람하는 것은 대중의 자유지만 실존 인물에 대한 평가를 영화 감상과 함께 찾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이소현 기자 so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