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추억의 '피카츄 돈까스'는 정말 비둘기 고기로 만들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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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어린 시절에는 손에 1,000원짜리 한 장만 있어도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먹고 싶은 간식을 마음껏 사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친구들과 함께 손을 잡고 매점이나 문방구, 분식집으로 달려갈 때가 가장 행복한 그때였다.


그런데 추억의 먹거리에는 그와 관련된 괴담이나 괴소문이 많았다.


"매점에서 파는 저렴한 햄버거의 패티는 닭 머리를 빻은 고기다", "분식집 어묵은 썩은 생선을 갈아 만든 거다" 등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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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유독 충격적인 이야기는 '피카츄 돈까스'에 얽힌 것이다.


분식집에서 500원이면 사 먹을 수 있었던 피카츄 돈까스는 저렴한 가격 때문인지 공원에 있는 비둘기를 잡아다가 만들었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가장 좋아하는 최애 간식 피카츄 돈까스와 가장 혐오하는 동물 중 하나인 비둘기가 만나 충격은 배가 됐다.


그러던 중 누군가 "공원에 사는 비둘기의 수가 갑자기 확 줄었다. 비둘기가 사라지고 있다"라는 근거 없는 낭설을 퍼뜨리며 공포심을 키웠다.


그 많던 비둘기는 다 어디로 갔을까? 정말로 피카츄 돈까스는 비둘기 고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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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 결과 피카츄 돈까스의 원재료는 분쇄계육이다. 즉, 닭고기를 갈아 만든 것이다.


실제로 피카츄 돈까스에는 국내산 분쇄계육 함유량이 51.8%였으며 밀가루, 빵가루, 설탕 및 기타 감미료 등 일반적인 식재료로 구성돼 있었다.


닭고기가 원재료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확히 말해 '피카츄 치킨까스'라고 하는 것이 맞겠다.


사실 '비둘기 고기'에 얽힌 괴담은 이뿐만이 아니다.


길거리에서 파는 대표 간식 닭꼬치도 비둘기 고기로 만들어졌다는 소문이 있다. 역시 사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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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 바에 따르면 대부분 닭꼬치는 중국산 닭 다리 살로 가공된다. 미국, 브라질산도 일부 포함돼 있다.


중국에서는 비둘기 고기를 먹기도 하며 실제로 비둘기 꼬치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같은 소문이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닭고기보다 비둘기 고기가 더 비싸다는 점이 함정. 비용 측면만 따져 봐도 더 비싼 비둘기 고기를 수입해 닭꼬치로 만든다는 말은 터무니없는 소리다.


한편 최근 비둘기 공포증, 비둘기에 대한 혐오 감정이 확산되면서 야생 비둘기를 죽이는 증오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비둘기가 유해동물로 지정된 것은 사실이지만 관공서 직원이 아닌 일반인이 임의로 잡아 죽이는 행위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과 동물보호법을 위반한 불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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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단 한 번도 '새끼 비둘기'를 본 적 없는 이유많은 비둘기 중 왜 새끼 비둘기는 보이지 않는 걸까. 정말 참새가 성장하면 비둘기가 되는 것일까.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