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누가 봐도 빼빼 마른 여성들이 사실 몸무게에 더 민감하다.
평소보다 조금만 밥을 더 많이 먹어도 "뱃살 좀 봐", "나 이러다 돼지 될 거 같아"라고 중얼거리며 한숨을 내쉬곤 한다.
옆에서 그런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면 많은 생각이 들 것이다.
"재수 없어", "쟤는 일부러 더 저렇게 물어보는 거 같아"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며 자신의 배를 바라본다. 뭐, 그럭저럭 괜찮다.
만일 괜찮지 않다면 혹은 다른 외모 컴플렉스가 있어 고민이라면 다시 한번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볼 시간이 필요하겠다.
최근 건강 전문 매체 더헬스사이트닷컴은 현대 사회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앓고 있는 정신질환의 일종인 신체기형장애(Body dysmorphic disorder, BDD)에 대한 사실을 전했다.
신체변형장애라고도 불리는 이 증상은 정상적인 외모를 지닌 사람이 외모에 어떤 상상적인 결함이 있다는 생각에 골몰하는 정신장애의 일종이다.
즉 외형적인 결함이 없어도 스스로 얼굴이 더 못생겨 보이고, 더 뚱뚱해 보이고, 컴플렉스는 더욱 크게 느껴지는 증상이다.
증상이 심해지면 망상에 시달려 외모에 병적으로 집착하게 되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가 아닌 왜곡된 이미지로 여겨 우울증까지 앓게 된다.
전문가들은 정신질환의 일종으로 분류된 신체기형장애가 점차 대중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점차 많은 사람들이 신체기형장애의 초기 단계를 앓고 있으며, 외모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행태로 인해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사회문화적인 맥락이 있다. 외모를 중시하는 풍토인 '외모지상주의'가 팽배하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여기에 성형술이 발달하면서 신체기형장애의 대중화에 불을 지폈다.
자신의 외모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열등감을 느끼고 자존감이 낮아 성형수술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 심각해지면 성형중독, 운동중독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여성의 경우 얼굴과 몸매에 집착하는 경향이 강하고 남성은 주로 성기 크기에 골몰해 성기확대술을 받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의 영향도 크다. '완벽한 얼굴과 몸매'라는 이미지를 생산하는 미디어들은 사람들에게 '이상적(理想的)'인 이미지를 소비하도록 유도하면서 일정한 틀을 심어주는 꼴이다.
전문가들은 외모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현상은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해치는 요인이라고 말하며 열등감을 극복하고 자존감을 회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형과 다이어트는 바닷물과도 같다. 갈증을 해갈하려고 바닷물을 마실수록 당신의 목은 더욱 타들어 갈 뿐이다.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