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누나 내일 약속 있어요? 없으면 저랑 만날래요"
1살 연하 동생에게 '데이트' 신청을 받은 한 여고생의 풋풋한 사연이 설렘을 자아내게 한다.
지난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3 수험생이라는 어느 여고생이 쓴 글이 올라왔다.
여고생 A양은 "다니는 공부방이 있는데 공부방 선생님에게 나보다 한 살 어린 열여덟 살 아들 B군이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렇게 동생 B군과 인연을 맺은 A양이었다.
데면데면 인사를 주고받으며 시작된 관계는 어느새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며 '카톡'을 주고받는 정도가 됐다. 그리고 이날, B군에게 먼저 메시지가 왔다.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나가던 그때, 문득 B군이 A양에게 "누나는 뭐해요?"하고 물었다.
B군은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다시 질문을 던졌다. "누나 내일 약속 있어요?"라며 "없으면 저랑 만날래요" 제안하는 당찬 '연하남'이었다.
이유를 묻는 A양에 B군은 "그냥 맛있는 거 사주고 싶어서"라고 대답했다. 간단하면서도 진심이 전해지는 이유였다.
A양은 메시지 내용을 캡쳐해 첨부하며 "이거 데이트 신청 맞냐" 물으며 긴가민가하면서도 설레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사연을 접한 이들 대부분은 A양의 "데이트 신청 맞냐"는 질문에 "당연히 맞다"는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들뿐만이 아니다. 심리학 기반 연애 코칭 전문 사이트 '연애의과학'이 남녀 30만 쌍의 카카오톡 메시지 대화를 분석한 결과, 남자의 경우 관심 있는 사람에게 물음표를 30%가량 더 많이 사용했다.
이는 그만큼 적극적으로 대화를 이어가려고 노력한다는 뜻이 된다. 대화 내내 계속 질문을 던진 B군이 그 예다.
두 사람이 이른바 '썸' 관계라는 건 메시지를 주고받은 시간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연애의과학'에서 31만명의 메시지 대화 시간대를 분석한 결과 밤 10시 이후로 상대에게 호감이 있는 사람들의 메시지 대화량이 18% 증가했다.
즉 사람들은 상대방을 좋아할수록 밤에 유독 더 많은 메시지를 보낸다는 의미다.
A양과 B군은 자정께 문자를 주고받았고, A양의 설명에 따르면 메시지 또한 B군이 먼저 보냈다. B군이 A양에게 호감이 있다고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처럼 감정의 유무가 문자에 드러난다는 것은 이미 연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널리 공인된 사실이다.
일정한 패턴이 있기 때문에 메시지 하나로도 상대방의 속내를 분석할 수 있다.
우리는 어떤 사이일까? 지금 당신을 긴가민가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면, 그와 주고받은 '카톡' 메시지를 한번 되새겨보자. 그 안에 답이 있다.
황효정 기자 hyoj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