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올 여름 롯데주류가 야심차게 출시한 맥주 '피츠'가 적자에 허덕이며 소비자들에게 외면 당하자 급기야 '히든 카드'를 꺼냈다.
롯데주류는 맥주 '피츠'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적자 부분을 롯데칠성음료 '효자 상품'인 칠성사이다 등으로 메꾸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주류가 맥주 '피츠'로 적자 수렁에 빠진 가운데 '30년 주류 영업통' 이종훈 롯데주류 대표가 현재 상황을 뒤집을 비밀 병기(?)로 수입맥주 '밀러'를 택했다.
이종훈 대표는 적자에 맥을 추스리지 못하고 있는 롯데주류의 실적을 끌어올려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였다.
그런 이 대표가 반전카드로 꺼낸 '밀러'가 과연 주류시장에 통할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1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는 미국 대형 맥주업체인 몰슨 쿠어스 인터내셔날과 지난달 국내 '밀러'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주류는 몰슨 쿠어스 인터내셔날과의 협의에 따라 내년 1월 1일부터 한국에서 '밀러 라이트(Miller Lite)'와 '밀러 제뉴인 드래프트(Miller Genuine Draft)'를 공식 유통 및 판매한다.
기존 '밀러'는 중소 수입사들을 통해 국내 들어왔다.
하지만 롯데주류가 판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앞으로 국내 '밀러' 유통 및 판매권은 롯데주류가 독점하게 된다.
'밀러'는 한국에 수입된 '1세대 프리미엄' 수입품 중 하나다. 한국에서 20년 이상 꾸준히 사랑받아 왔으며 최근까지도 두 자리수 성장세를 이어왔다.
이종훈 롯데주류 대표는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맥주회사 중 하나인 몰슨 쿠어스와 함께 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롯데주류는 다양한 맥주 제품군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밀러' 공식 유통을 바탕으로 최근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수입 맥주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며 수입맥주 시장에 공격적으로 대응할 뜻을 밝혔다.
'밀러'를 통해 수입맥주 시장을 공략하려는 롯데주류의 움직임에 대해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기대' 보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주류시장에서 롯데주류가 적자로 전환했고 롯데칠성음료도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수입맥주 시장에 뛰어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롯데주류가 올해 자사 신제품인 라거 맥주 '피츠'를 출시함과 동시에 이를 알리고자 지난 6개월 동안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쳐왔는데, 돌연 수입맥주를 판매하겠다는 것은 스스로 '피츠'의 실패를 인정하는 셈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롯데주류 홍보팀 관계자는 "수입맥주가 없는 롯데주류와 국내 유흥업소 등 유통망을 찾는 몰슨 쿠어스 인터내셔날과의 니즈가 맞아 떨어져 '밀러'를 들여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롯데주류 포지션은 소주를 비롯한 맥주, 위스키, 와인 등을 취급하고 있는 종합 주류회사"라며 "수입맥주 '밀러' 수입을 통해 종합 주류회사로서의 면모를 갖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맥주 '클라우드' 출시 이후 3년만에 내놓은 맥주 '피츠'로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롯데주류가 과연 수입맥주 '밀러'를 통해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