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진민경 기자 = 산업은행과 중국공상은행(ICBC)이 서로 최대 5억 달러의 자국 통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13일 산업은행은 중국공상은행 본점에서 '양방향 자국 통화 제공'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서울지점에 5억 달러 이내 원화를 지원하고, 중국공상은행은 산업은행의 중국 점포에 5억 달러 이내 위안화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두 은행은 영업 네트워크가 없는 지역에서 상대방이 추천하는 고객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외 글로벌 시장 공동 투자처 발굴 및 자금 지원, 자산 양수도, 채권발행 및 M&A 업무 등에서도 협력을 강화한다.
이로써 산업은행 중국 점포는 안정적으로 위안화를 조달할 수 있게 돼 중국 내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무역금융과 외환업무 분야 협력을 통해 한·중 기업 간 사업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은행의 이번 협약을 두고 중국 진출 가속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는 의견이 많다.
실제 지난 9월 취임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해외영업 확대를 주요 경영 목표로 설정했다.
여기에 한반도 사드 배치를 놓고 갈등을 빚었던 한국과 중국 정부가 정상회담 개최 등으로 해빙 분위기를 보인 부분이 협약 체결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것.
또한 산업은행 중국지점 5곳이 적자를 되풀이하고 있는 상황 역시 이번 협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홍일표 자유한국당 의원이 산업은행 중국지점의 재무 및 손익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점 5곳 모두 적자를 내고 있었다.
올해 예수금(고객이 맡긴 돈)의 경우 2억200만 달러로, 2015년 3억5,000만 달러에서 42.3% 감소한 수준이었다.
이와 관련해 홍일표 의원은 "산업은행 중국지점은 중국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드 여파 등으로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고통이 금융권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기업에 대한 대책과 함께 금융권에 대한 점검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진민경 기자 minkyeo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