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심연주 기자 = 대화를 한참 이어가던 중 갑자기 몇 시간 동안 연락이 되지 않는 당신의 연인.
까맣게 타들어 가는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휴대폰 화면에는 그 어떤 알림도 뜨지 않는다.
답장도 없는 카톡 대화창에 '바빠?'라고 보내고 싶은 걸 꾹 참은 당신은 친구에게 메신저를 보낸다.
"이 사람 나랑 '밀당'하고 있는건가?"
연인 사이의 '밀당'이 꼭 필요한지에 대한 논란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이어져 왔다.
'밀당'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이에 굳이 감정 소모적인 일을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찬성하는 사람들은 연인 사이의 적당한 긴장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적당한 수준의 밀당은 연인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최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적당한 수준의 두려움은 더 오래 연인 관계를 지속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이탈리아 산 라파엘레 대학교 연구진은 평균 약 2년 동안 관계를 유지해 온 남녀 104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설문을 통해 연구 참가들의 파트너에 대한 감정, 헌신성과 함께 관계 만족도 등을 조사했다.
이후 연인과의 관계가 곧 끝날 거라는 가상의 상황을 세운 뒤 다시 설문을 진행했다.
그 결과 어느 정도 수준까지의 이별에 대한 위협감은 파트너에 대한 헌신성을 높였다.
그러나 위험이 너무 강하게 느껴지면 파트너와 거리감을 두는 모습을 보였다. 조만간 끝날지도 모르는 관계에 더는 에너지를 쏟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관계가 끝날지도 모른다는 위협을 느끼면 역설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일정 수준까지는 관계 종말의 위험이 커질수록 헌신도가 강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너무 과한 밀당은 오히려 관계를 해칠 수 있으니 적정 수준을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심연주 기자 yeonju@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