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보영 기자 = 헤어짐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누가 이별을 먼저 통보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사랑했던 상대를 잃는 일 자체로도 한없이 마음이 시리다.
이별은 한순간에 끝나는 것이 아닌 길고 긴 과정 중 하나다. 마침내 '다 털어냈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당신은 '이별'을 겪고 있는 중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애하는 법만큼 '헤어지는 방법' 역시 중요하다.
전 애인에게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확실히 이별 통보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또는 상대도 하기 싫어 의도적으로 잔인하게 굴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자다가도 그 기억들 때문에 눈이 뜨인다. 미안해서, 화가 나서, 부끄러워서 등등 '이별' 한 단어만 들어도 홍수 같은 감정에 시달릴 수 있다.
'아름다운 이별'을 하기 위해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 4가지를 신조어와 함께 소개한다.
1. 좀비잉
좀비잉은 한 마디로 '미련'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말 그대로 좀비처럼 죽지 못하고 끈질기게 상대방의 주변을 떠돌아다니는 행동이다.
헤어진 지 한 달 된 애인의 페이스북에 '좋아요' 누르기, 카카오톡 상태 메시지에 '우리 그때 좋았지' 적어 은근히 떠보기가 모두 좀비잉에 포함된다.
헤어진 연인을 '사찰'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쳐도 상대에게 티 내는 행동은 자제하자.
미련 넘치는 모습을 보인다고 상대가 돌아오지 않는다. 오히려 좋았던 추억마저 해칠 수 있다.
2. 고스팅
상대방에게 가장 배려 없는 이별 통보 방식이다. '잠수 이별'과 같은 말로 쓰인다.
말 그대로 유령처럼 사라져 버리는 행동이다. 이별 통보를 하기엔 너무 귀찮거나, 혹은 화가 나서, 또는 심란해서 이런 행동을 하게 된다.
하지만 '고스팅'을 당하면 상대방은 혼자 덩그러니 남게 된다. 때때로 귀신처럼 사라진 애인을 찾아 지인들에게 행방을 캐묻기도 한다.
상대방이 스토커, 데이트 폭력범이 아닌 이상 적어도 이별 통보는 해주는 것이 그래도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예의 아닐까.
더구나 연인이 주변을 캐고 다닐수록 당신의 평판 역시 곤두박질칠 수 있다.
3. 무닝
무닝은 일명 '몰래 메시지 읽기' 이다. 애태우기라고도 한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의 1이 사라지지 않도록 알림으로 내용을 읽는 것이다.
만약 나에게 '좀비잉' 하는 전 애인이 있다면 해봐도 좋을 방법이다.
하지만 잠수 이별로 헤어짐을 선포하고 혼자 애인의 연락을 훔쳐보는 사람이 간혹 있다.
상대가 얼마나 애타하는지, 얼마나 화가 났는지 보지도 않는 척하면서 메시지를 읽고 있다.
이미 마음이 떠났지만 상대방을 관음하며 내가 그 사람에게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 묘한 즐거움을 느낀다.
4. 쿠셔닝
쿠셔닝은 오히려 이별을 부르는 행동이 될 수도 있다. 일명 '어장관리'라고도 하는 행동이다.
연애하며 늘 이별에 대비하는 사람을 만나봤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사랑이 타오르는 순간마저 "나는 별로"라며 몸을 빼고 싶어 한다.
진짜로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기보다는 마음의 여유가 없거나, 상대에게 상처받기 두려운 것이다.
때문에 방어 기제로 이별을 생각하며 자꾸만 다른 사람에게 추파를 던져댄다.
혹시 '혼자'가 될 때를 대비해 재빠르게 '환승'할 수 있도록.
이런 경우 이별 통보를 굉장히 쉽게 한다. 상대가 나에게 떠나갈 것 같은 기미만 보여도 알아서 정리할 때도 있다.
하지만 '진심' 없이 사람을 대하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는 완전한 사랑은 찾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별을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수단으로 삼지 말고 본인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본인과 타인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김보영 기자 bo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