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올여름 야심차게 준비한 신제품을 출시한 하이트진로는 발포주 '필라이트'로 웃었고 롯데주류는 라거 맥주 '피츠'로 울상을 지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가 새롭게 내놓은 신개념 발포주 '필라이트(Filite)'가 출시 반년만에 1억캔 판매를 돌파하며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90년의 역사 주류 제조 노하우를 총동원해 일명 '코끼리 맥주'라고 불리는 국내 첫 발포주인 '필라이트'를 지난 4월 출시했다.
알코올 도수가 4.5도인 발포주 '필라이트'는 맥아와 국내산 보리를 사용해 깨끗하고 깔끔한 맛을 자랑하는 한편 100% 아로마호프를 사용해 풍미를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품질이 좋을 뿐만 아니라 가격이 기존 맥주대비 40% 이상 저렴하는 등 '가성비'가 월등히 뛰어나 특히 젊은 소비자층에서 '필라이트' 인기가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이에 힘입어 하이트진로 '필라이트'는 출시 초부터 완판돼 품절 사태를 겪는 등 올해 국내 주류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메가히트' 상품으로 성장했다.
실제 발포주 '필라이트' 출시로 하이트진로는 매출이 증가했으며, 비용은 감소해 전반적인 실적이 개선됐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발포주 '필라이트'가 하이트진로 맥주 사업 부문의 부진을 털어낼 '효자상품'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프리미엄 맥주 '클라우드' 출시 이후 롯데주류가 3년 만에 내놓은 맥주 '피츠 수퍼클리어(Fitz Super Clear)'는 출시 초반과 달리 다소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울상을 짓고 있다.
롯데주류 '피츠'는 출시 한달 만에 1천 5백만병이나 판매하는 기염을 토해냈지만 예상만큼 맥주시장에 큰 지각변동을 일으키지 못했다는 평가다.
출시 직후 '상표 표절' 논란에 휩싸인 것도 모자라 소비자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크게 엇갈리고 있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원인은 롯데주류 '피츠'가 주류 맥주로서 포지셔닝을 하지 못하고 일부 소비자들의 '개인 취향'에만 어필한 측면이 강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롯데주류의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마케팅이 오히려 소비자들의 불만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롯데주류는 지난 8월 옥션을 통해 '피츠 리미티드 에디션 패키지'를 단돈 100원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결제까지 완료했는데 물품이 갑자기 품절되거나 서버가 마비되는 등 허술한 이벤트 진행으로 상품문의 게시판에는 소비자들의 원성이 끊이질 않으며 이미지를 실추시키기까지 했다.
이와 같은 공격적인 마케팅이 무리가 됐는지 롯데주류는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됐고 롯데칠성음료의 올해 3·4분기 실적 부진 또한 피하지 못했다.
현재 업계에서는 발포주 '필라이트' 판매 호조 덕분에 하이트진로의 주가를 지지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는 '필라이트'가 하이트진로 주가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주류 '피츠'의 경우 나름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둬들였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이나 시장 반응에서 기대만큼 못 미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편 하이트진로는 '필라이트'를 통해 국내에 없던 신개념 발포주 시장을 새롭게 개척한 만큼 이를 발판 삼아 다양한 도전을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카스와 하이트가 양분하고 있는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롯데주류는 맥주 '피츠'가 안정적으로 잘 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지속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