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심연주 기자 = "이거 마시면 나랑 사귀는 거다"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에 나오는 정우성의 대사는 당시 많은 사람의 단골 작업멘트가 됐다.
상대방이 정우성이기 때문에 후광효과가 있는 것은 아닐까 의심하겠지만, 사실 이 작업멘트는 과학적으로 나름 증명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바로 술을 마시면 이성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증상 때문인데, 이를 '비어 고글(Beer Goggle)' 현상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최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비어 고글 현상이 술을 마시지 않은 평상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전했다.
캐나다 레이크헤드 대학(LakeHead University) 연구팀은 45명의 젊은 여성을 상대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여성에게 우리가 흔히 미남형이라고 여기는, 좌우가 반듯한 대칭형 얼굴과 그렇지 않은 남성의 얼굴 60쌍을 동시에 보여줬다.
이후 여성 피험자들에게 남성 얼굴의 매력 지수를 판단하도록 통제했다.
그 결과 평소 술을 많이 마신 여성일수록 미남형인 대칭형 얼굴을 판독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 달에 한 잔이라도 술을 더 마시는 여성일수록 판독 능력이 낮아졌다.
연구진은 "술이 뇌의 시각 인지능력에 영향을 미쳐 오래 음주해온 여성들은 덜 매혹적인 남성도 매력적으로 느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남성은 술이 깬 다음 날이면 비어 고글 효과가 바로 사라지는 데 비해, 여성은 그 효과가 더 오래 지속되며 큰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비어 고글 효과가 남성보다 여성에게 현저히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 없다.
심연주 기자 yeonju@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