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일본 어부들이 던진 작살에 꽂혀 살이 터져나간 고래들은 산 채로 배에 묶여 숨이 끊어질 때까지 질질 끌려가고 있었다.
최근 세계적인 해양동물보호단체 '씨 셰퍼드'는 5년간의 법정 싸움 끝에 일본 어부들이 호주 앞바다에서 고래사냥 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그동안 호주 정부는 일본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해 해당 영상 공개를 꺼려왔다. 그도 그럴 것이 영상에는 아주 잔혹한 방법으로 고래들을 학살하고 있는 일본 어부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씨 셰퍼드가 공개된 영상 속 일본 포경선이 호주 고래보호구역에서 고래 사냥을 하고 있다.
일본 어부가 커다란 작살을 던지자,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작살이 고래 등에 꽂힌다.
고래의 살이 터져나가면서 주변 바다가 핏빛으로 물든다. 작살에 꽂힌 채 배 위로 들어 올려지는 고래들은 고통스러움에 입을 활짝 벌린다.
그렇게 잡힌 고래들 수 마리가 포경선 옆에 밧줄로 매달려 있다. 포경선은 물 위로 꼬래를 끌어올려 죽을 때까지 끌고 다닌다.
시 셰퍼드는 2012년부터 해당 영상을 공개하기 위해 호주 정부와 5년간의 법정 싸움을 이어왔다.
호주 정부는 일본과의 관계가 무너질까봐 해당 영상을 기밀로 부치려 노력했다.
그러나 시 셰퍼드 측은 "외교상 이익 때문에 밀렵자 편을 들기보다 고래 학살이 중단되길 바라는 호주인들의 입장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호주 정보공개위원회가 '영상 공개' 명령을 내리면서 일본의 참혹한 고래 학살 장면이 전 세계에서 전파를 타게됐다.
시 셰퍼드 호주지부 책임자 제프 한센은 "이 영상은 아주 멋지고 위풍당당한 동물에 대한 지독한 무자비함과 잔혹함, 그리고 무의미한 죽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은 상업포경이 금지된 1986년 이후 20년간 전 세계 바다에서 고래 1만 3천마리를 사냥했다. 지난해에도 333마리를 학살했다.
고래잡이를 중단해야 한다는 여론에도 일본은 '연구 목적'을 앞세워 향후 12년간 약 4천마리의 고래를 더 잡겠다고 밝혔다.
이에 시 셰퍼드는 호주 정부에 일본을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해당 영상을 접한 호주인들 역시 "눈치 보지 말고 일본의 잔혹한 행위를 막아야 한다"며 호주 정부의 강경한 대응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