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너무 적게 먹으면 오히려 '살이 찐다'는 일명 '저지방의 역설'이 한국 여성들에게도 나타났다.
지난 2일 SBS 뉴스8은 지방을 너무 적게 먹으면 오히려 살이 찌고 당뇨병 같은 성인병 위험이 커진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저지방의 역설'은 2년 전 미국에서 시작된 것으로 당시에는 미국 얘기지 한국 사람에겐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로 논란이 됐었다.
최근 이와 관련해 국내에서 진행한 연구 결과에서 '저지방의 역설'이 한국 여성들에게도 나타났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윤경숙 씨는 "살이 찔까 봐 될 수 있으면 지방이 많은 음식을 피한다"며 "대신 밥이나 빵을 선택한다"고 밝혔다.
이어 "탄수화물은 아무래도 지방보다 칼로리가 낮기 때문에 빵이나 밥, 떡, 이런 걸 많이 먹어도 지방보다는 칼로리가 적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윤경숙 씨 식단을 분석하자 하루 섭취 열량 가운데 지방은 15% 이하로 나타났다.
그러나 윤경숙 씨는 '저지방' 식사를 해왔는데도 '비만' 판정을 받았으며 현재 고지혈증까지 앓고 있다.
원인은 '탄수화물'로 섭취량이 70%가 넘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지원 교수는 "지방을 적게 먹으면 상대적으로 탄수화물 섭취가 많아지게 되는데, 여성의 경우 케이크, 초콜릿 이런 간식류에 치중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나쁜 탄수화물 섭취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실제 강남 세브란스병원 연구진이 20세 이상 성인 1만 5천여 명의 섭취 열량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저지방의 역설'은 확인됐다.
상대적으로 저지방-고탄수화물 식사를 하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대사증후군 위험이 2.2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반면, 남성은 지방 섭취 비율과 관계없이 '탄수화물'을 많이 먹을수록 대사증후군 위험이 커졌다.
김나영 기자 na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