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비 기자 = 지난밤, 연인 혹은 배우자와 잠자리를 가진 당신. 그런데 다음 날 일어났을 때 상대방이 지난밤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당장 기분은 나쁘겠지만 무턱대고 상대방에게 화를 내기보다 혹시 '수면섹스장애(Sexsomnia)', 일명 '섹스솜니아'가 아닐지 의심해보길 바란다.
최근 온라인 미디어 언빌리버블팩트는 잠결에 무의식적으로 성관계를 맺는 수면장애의 일종인 '섹스솜니아'에 대해 소개했다.
많이 알려진 병은 아니지만, '섹스솜니아'란 말 그대로 잠을 자는 상태에서 성행위를 하는 수면장애의 일종으로 '슬립섹스(Sleep Sex)'라고도 불린다.
대개 '섹스솜니아'는 몽유병과 마찬가지로 수면과 깬 상태의 중간 단계에서 진행된다.
지난 2010년 수면장애연구학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수면장애 클리닉에서 상담을 받은 사람 중 약 '8%'가 잠결에 성관계를 가진 경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보통 남성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부 여성들에게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남성과 여성에게 나타나는 증상은 조금 다르다. 여성은 '신음 소리'를 내거나 자위행위를 주로 하는 반면 남성은 직접적인 성행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섹스솜니아'의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기억에도 없는 성관계를 하는 사람들은 "찝찝하고 무섭다"며 고충을 토로한다.
실제로 '섹스솜니아'를 앓은 영국의 한 청소년은 잠자는 도중 10대 소녀를 강간한 혐의로 체포됐다가 평소 몽유병을 앓고 있던 것이 증명되면서 석방됐다.
사안이 이렇다 보니 '섹스솜니아'가 범죄에 악용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지난 2012년 10대 소녀를 성폭행해 징역 8년을 선고받았던 영국 배우도 자신이 '섹스솜니아' 환자일 뿐, 죄가 없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의학계는 이런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 섹스솜니아를 진단하는 근거를 지정해 이 병을 핑계 삼는 범죄자들을 가리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혹 섹스솜니아 증상이 심해 고민이라면 잠을 푹 자도록 돕는 약물 요법이 대표적인 치료 방법이니 의학적 도움을 받기를 권한다.
또한 한 전문가는 "잠을 잘 때 주위를 어둡고 조용하게 만드는 등 숙면을 위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황비 기자 be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