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머리를 빗을 때마다 떨어지는 머리카락으로 속상해 하는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강열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교수팀이 모발 생성을 막는 원인 단백질을 찾아냈고, 이 단백질의 기능을 저해하는 물질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탈모를 겪고 있는 사람의 두피 조직에 유독 'CXXC5'라는 단백질이 많음에 주목했다.
또 이 단백질이 다른 단백질과 결합할 경우 모낭 세포의 모발 생성을 저해해 탈모가 진행됨을 확인했다.
결국 이 단백질이 다른 단백질과 결합하는 것을 막으면 모발이 제대로 생성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연구진은 단백질 결합을 막는 생화학물질 'PTD-DBM'을 제작해 쥐에서 효능을 확인했다.
털이 없는 부분에 28일간 PTD-DBM을 발라주자 모낭이 건강해지며 털이 다시 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함께 윈트신호전달계를 활성화하는 화학물질인 '발프로산'(VPA·valproic acid)을 함께 사용할 경우 발모 효과가 더 높아졌다.
기존 탈모 치료제는 모발 성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이미 탈모가 어느 정도 진행된 환자에게는 의미가 없었다.
또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약물을 사용해야 해 부작용과 거부감이 컸다.
하지만 이번 연구진이 제작한 물질은 이런 문제를 모두 해결할 잠재력이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현재 연구진은 동물을 대상으로 이 후보 약물에 독성이 있는지 시험하고 있다.
최 교수는 "모발 형성 조절에 관련된 단백질을 찾고, 이 단백질의 기능을 제어해 모발 재생을 촉진하는 신물질을 개발했다"라며 "개발된 물질은 탈모 치료는 물론 피부조직의 손상까지 재생하는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지원사업(집단연구)의 지원으로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지난달 20일 피부과학 분야 국제학술지(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