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다리다 미쳐'
[인사이트] 이별님 기자 = 사랑하는 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내고 홀로 기다리는 여자친구를 우리는 '고무신'이라 부른다.
약 2년의 시간이 결코 짧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남자친구를 사랑하기에 고무신들은 기다려주겠다고 쉽게 약속했다.
하지만 고무신 역시 사람인지라 흔들림 없이 누군가를 2년 동안 기다리기란 쉽지 않다.
지금도 누군가를 홀로 힘겹게 기다리는 고무신들에게는 몇 가지 공감할만한 순간이 있다.
고무신들이 폭풍 공감하는 순간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아래의 목록을 통해 확인해보도록 하자.
1. 첫 휴가 날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Gettyimagesbank
남자친구와 장시간 이별을 하는 게 익숙지 않은 고무신들에게 첫 휴가는 크리스마스보다 기쁜 날이다.
군대에서 잘 적응하고 있는지,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등 첫 휴가 때 남자친구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하루는 24시간으로 언제나 똑같지만, 첫 휴가가 오기 전에는 왜 이리 시간이 천천히 가는지 모르겠다.
보고 싶을 때 바로 볼 수 없는 만큼 이날을 기다리는 마음이 더욱 커진다.
2. 주변 사람들의 부정적인 말에 흔들린다
Gettyimagesbank
홀로 외롭게 남자친구를 기다리다 보면 귀가 얇아지기 마련이다.
특히 주변 사람들의 부정적인 메시지는 고무신들의 마음을 더욱 흔들리게 만든다.
주변 사람들은 고무신에게 힘을 북돋아 주지 못할망정 "요즘 누가 군대 기다려주냐", "결혼할 거 아니면 기다려주지 마라" 등의 부정적인 말들만 한다.
부정적인 말을 들으면 화가 나기에 앞서 "내가 괜한 짓을 하고 있는 건가" 싶어 기운이 빠진다.
3. 다른 남자가 눈에 들어온다
SBS '사랑의 온도'
마음이 외로우면 다른 이성에게 더욱 쉽게 흔들리기 마련이다.
특히 남자친구와 달리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이성을 보면 더더욱 그렇다.
전역 후 한층 더 성숙해진 다른 이성을 보면 괜히 남자친구와 비교하게 된다.
이때 남자친구가 흔들리는 자신의 기분을 몰라주고 전화로 투정만 부리면 서운한 마음이 앞선다.
4. 면회 가기가 점점 귀찮다
영화 '기다리다 미쳐'
처음에 한 두 번은 괜찮았지만, 전역일이 다가올수록 면회 가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군부대는 보통 강원도 산골짜기 같은 외지에 있어 오가는 데 하루를 전부 바쳐야 한다.
불편한 교통편을 이용해 남자친구에게 가는 것도 힘들지만, 바쁜 일과를 쪼개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가장 힘든 것은 남자친구를 만나고 난 다음 홀로 집으로 돌아올 때다.
5. 하루종일 휴대전화만 바라본다
Gettyimagesbank
내가 마음대로 전화를 걸 수 없으니, 군대 간 남자친구가 전화를 걸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만약 남자친구의 전화를 놓치기라도 한다면 목소리마저도 들을 수 없게 된다.
이 때문에 고무신들은 하루종일 자신의 휴대전화에 온 신경을 집중하지 않을 수 없다.
하루종일 휴대전화만 바라보니 어쩔 땐 환청이 들리기도 해 깜짝 놀란다.
6. 군대서 변한 남자친구가 무섭다
tvN 'SNL 코리아'
파릇파릇한 20대 초반에 제약과 규칙으로 가득한 군 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성격이 변하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고무신들은 입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남자친구의 모습을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이 사람이 내가 사랑했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변했다면, 서운함보다 두려움이 앞선다.
7. 전역을 명 받은 남자친구가 자랑스럽다
현대자동차 CF
약 2년의 시간을 기다리느라 슬플 때도 많았고, 서운할 때도 많았지만 막상 전역을 명받은 남자친구를 보니 안 좋은 감정은 눈 녹 듯이 사라진다.
전역을 명받은 남자친구의 늠름한 모습이 더욱 멋져 보이고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더욱 뿌듯한 것은 남자친구를 사랑으로 믿고 기다린 나 자신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입대 이전과 같이 꿀 떨어지는 사랑을 나누는 우리 커플을 볼 때 '기다리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별님 기자 byul@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