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저희는 삼성 마크를 달고 고객님들을 만나지만 사실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입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한 삼성 AS 기사가 삼성전자 고객센터로 보이는 곳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 중인 사진 한 장이 화제가 됐다.
사진 속 남성은 '반갑습니다. 고객님. 저희는 삼성 AS 기사입니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남성이 들고 있는 팻말에는 고객센터를 찾은 삼성전자 소비자들에게 AS 기사들의 처우를 알리는 내용이 담겨 있다.
'삼성전자'라고 적힌 점퍼를 달고 일하고 있지만 이들 대부분은 '하청업체' 소속이며 비정규직이라는 사실이다.
삼성전자가 해외보다 국내에서 더 비싼 가격을 책정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은 원활한 AS가 명목이지만 정작 AS 기사들은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팻말에는 "삼성이 폭리를 취하고 있으며 손해와 희생은 늘 소비자와 엔지니어(AS 기사)의 몫이다"라며 "불합리한 제품 가격과 임금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
팻말을 들고 1인시위를 벌였던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에 따르면 해당 시위는 지난 2014년에 있었던 일이다.
당시 비슷한 시기에 삼성전자 AS 기사 두 명이 처우 개선을 주장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삼성전자 AS 기사들은 노동조합을 결성했고 삼성전자의 부당한 소비자 서비스와 노동자 권리 침해 사실을 알리기 위해 이같은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여전히 삼성전자는 삼성전자서비스노조에 대해 인정을 하지 않고 있다.
최근에서야 해당 사진을 접한 누리꾼들은 "AS 기사들이 비정규직인 걸 몰랐다",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기업에서 기업 얼굴인 AS 기사를 비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게 말이 되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지난 7일 삼성웰스토리에 단체교섭권을 가진 민주노조가 탄생했다.
올해 4월 설립된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민주노조는 9월에 만들어진 한국노총 산하 다른 노조보다 많은 조합원으로 사측과 단체교섭을 하게 됐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달 중으로 사측과 민주노조의 임금과 단체 협상 체결을 위한 협상 테이블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노조 가입자 수가 64명에 불과해 3천여 명에 달하는 이 회사 노동자들을 대표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현행법상 노동자의 과반수가 노조에 가입해야 교섭 결과를 전체 직원에 적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