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여자친구 집에 부모님이 안 계시는 줄 알고 놀러갔다가 여자친구 침대에서 그만 성관계를 가지고 말았다.
그런데 문제는 여자친구 부모님께서 보시고 만 것이다. 여자친구 부모님은 서둘러 옷을 입게 하신 뒤 나를 집에서 내쫓으셨다.
여자친구는 부모님께 휴대폰까지 뺏겼는지 지금까지도 연락이 닿지 않는다. 도대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지난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4년 전 네이버 지식iN의 연애, 결혼 상담 코너를 통해 올라온 어느 한 중학교 3학년 남학생 A군의 사연이 소개돼 재조명되고 있다.
사연에 따르면 부모님이 집에 안 계시는 줄 알고 여자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침대 위에서 여자친구와 성관계를 하게 됐는데 여자친구 부모님께 딱 걸리고 말았다는 내용이었다.
여자친구 부모님은 부랴부랴 A군을 집에서 내쫓으셨고 여자친구는 부모님께 휴대폰을 뺏겼는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A군은 "저의 엄마한테도 말할까요? 걱정된다"며 여자친구 부모님이 자신의 부모님께 말씀하지는 않을지 불안감을 떨쳐낼 수 없다고 말했다.
해당 사연에 대한 진위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대부분 청소년 성(性) 교육 실태에 우려의 목소리를 드러냈다.
질병관리본부가 2016년 발표한 청소년 건강 행태 온라인 조사에 따르면 10년 전인 2006년 청소년들의 성관계 시작 평균 연령은 13.9세였다.
하지만 지난해는 13.1세까지 낮아진 것으로 조사돼 해를 거듭하면 할수록 청소년들의 성관계 시작 연령이 낮아지고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또 지난해 중, 고교생의 성관계 경험률은 4.6%로 성별로 보면 남학생이 6.3%, 여학생이 2.8%로 각각 조사됐다.
고교 남학생의 경우 성관계 경험률이 8.2%로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그만큼 일상에서 쉽게 성 문화에 노출돼 있었다.
이렇듯 청소년들의 성관계 시작 연령이 빨라지고 경험률이 올라가고 있지만 정작 피임률은 현저하게 낮았다.
2016년 청소년 유해환경 접촉 종합 실태 조사에 따르면 성관계를 맺고 있는 청소년 중 약 절반이 피임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그중 9.1%는 성 질환에 걸린 경험이 있다고 답할 정도로 청소년의 피임 실천율은 현저하게 낮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콘돔 구매에 연령제한이 없음에도 청소년들의 콘돔 구매가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서 사회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안전한 피임을 내세워 청소년들의 성관계를 유도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안전한 성관계를 통한 책임감을 키워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2008 청소년 인권 선언' 제8조에 따르면 청소년에게는 나이와 성적 지향, 성정체성에 상관없이 사랑하고 연애하고 성적인 생각과 행동을 하거나 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명시돼 있다.
청소년들에게도 사랑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억지로 참견해서는 안될 문제이지만 안전하게 사랑해야 한다는 점을 가르쳐줘야 하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 아닐까.
이처럼 청소년들의 성관계 시작 나이가 빨라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성교육 시작 시기도 앞당기는 한편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피임법과 사용법 등 구체적인 정보 제공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