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2일(일)

배에 칼맞은 조폭 치료하다 '시키는대로 안했다'며 폭행당한 응급실 의사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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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어쩌다 어른'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소방관, 경찰 못지않게 시민들의 목숨을 구하려다 오히려 폭행을 당하는 응급실 의료진들의 열악한 현실이 전해졌다.


지난 2일 방송된 tvN '어쩌다 어른'에서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남궁인이 출연해 응급실에서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는 폭력 사태에 대해 이야기했다.


남궁인은 자신이 레지던트였을 때 실제 겪은 일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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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tvN '어쩌다 어른'


당시 응급실에 불량배들이 찾아왔는데, 그중 두목으로 보이는 사람이 왼쪽 배에 칼을 맞아 4cm의 자상을 입은 상태였다.


남궁인이 손을 넣어보니 장기가 만져질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 그는 바로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불량배들은 "돌팔이다. 빨리 꿰매라 집에 가게"라며 의사 말을 무시했다.


그리고는 칼 맞은 환자까지 데리고 병원 밖으로 담배를 피우러 나갔다. 그때 환자가 담배를 피우다 항문으로 피를 쏟고 과다출혈로 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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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tvN '어쩌다 어른'


다시 침대에 환자를 눕히고 응급치료를 하려는 순간 불량배 친구가 응급실에 난입해 "우리가 요구하는 대로 안 해서 우리 형님이 큰일 났다"며 남궁인을 때리기 시작했다.


의사 옷이 찢어지고 상처가 남을 정도로 맞았지만 남궁인은 환자의 찢어진 자상을 손으로 놓을 수 없었다.


자신의 손을 빼면 피가 솟구치는 상황이었기에 어쨌든 목숨을 살려야 했던 의사는 끝까지 폭행을 참아내고 환자를 지켰다.


우여곡절 끝에 불량배가 제압되고 나서야 남궁인은 치료를 마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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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을 들은 패널 신봉선이 무례한 환자를 대하는 매뉴얼이 없냐고 묻자 남궁인은 "도망가는 게 상책"이라고 답했다.


구조 활동의 기본 원칙은 구조자의 안전이다. 응급실 환경에서 의료진이 폭행에 맞서 싸우다가 다치면 환자도 위험해진다.


응급실에 상주하는 보안 요원들이 있지만 물리적으로 막을 뿐이지 환자를 강하게 제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또 경찰을 부른다고 해도 환자가 '약자'이기 때문에 대부분 처벌 없이 끝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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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tvN '어쩌다 어른'


이런 탓에 대부분의 의료진들이 환자나 환자 가족, 지인들의 폭력·폭언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실제로 응급실 의료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폭력을 경험한 적 있냐는 질문에 85% 이상이 있다고 답했다.


남궁인은 "의사 등 구조자가 쓰러지면 환자는 살릴 수 없다"며 "개인적인 폭력을 넘어서서 환자의 생명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의료진에 대한 인식과 환경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Naver TV '어쩌다 어른' 


응급실에서 아들 목숨 살려준 의사에게 '찢어진 옷값' 내놓으라고 한 아빠아빠는 의사가 아들의 목숨을 살려준 사실에 대해선 관심이 없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