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성폭행 당하는 시민 구했다가 '폭행범'으로 몰려 '구속'될뻔한 경찰관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성폭행을 당할뻔한 여성을 구해줬다가 가해 남성에게 도리어 고소를 당할뻔한 경찰관의 억울한 사연이 눈길을 끈다.


지난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성폭행 당하는 사람을 구해줬다가 억울하게 형사 직을 그만둘뻔한 남성의 사연이 올라왔다.


자신을 경기도 모 경찰서의 강력계 경장 6년 차라고 밝힌 남성 A씨는 얼마 전 위기에 처한 여성을 돕다가 경찰직을 그만둘 뻔했다.


그는 몇 달 전쯤 수사 때문에 잠복을 하던 중 골목 구석에서 한 여성의 비명소리를 듣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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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소리가 들리는 곳을 본 A씨는 웬 남성이 여성을 끌고 가는 장면을 목격했다.


여성은 옷이 찢긴 채로 거칠게 반항했지만 가해 남성 B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의 뺨을 거세게 내리치기까지 했다.


이를 목격한 A씨는 순식간에 남성 B씨를 말리러 뛰쳐나갔다.


A씨가 "아저씨 뭐 하시는 거냐"며 B씨에게 말을 걸자 B씨는 곧바로 A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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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A씨가 물러서지 않자 B씨는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 휘두르기 시작했다.


형사 직만 6년 차인 A씨는 노련하게 바로 칼을 피한 뒤 그를 제압해 수갑을 채웠다.


큰 상처는 입지 않았지만 이 과정에서 A씨는 B씨가 휘두른 칼에 손을 다쳐 6바늘 가량을 꿰매야 했다.


그렇게 B씨를 경찰에 넘긴 A씨는 사건을 잊고 지냈다. 


그런데 며칠 뒤 엉덩이뼈에 금이 간 B씨가 자신을 폭행죄로 고소했는 소식을 듣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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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결백을 주장했지만 당시 현장에 있던 CCTV는 정황을 제대로 판별할 수 없을 정도로 흐렸고 심지어 여성은 사각지대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여성 피해자와는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 B씨는 자신의 범행을 발뺌하며 "A씨가 가만히 있는데 시비를 걸고 때렸다"며 A씨를 몰아붙였다.


A씨는 '경찰직을 그만두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절망했다.


그러던 찰나 마침 CCTV에서 당시 근처에 있던 차량 몇 대가 보였다. A씨 팀원은 곧바로 차량을 찾아내 블랙박스 자료를 공수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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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차량의 블랙박스 화면에는 B씨가 저지른 만행이 모두 담겨있었다. 덕분에 A씨는 단순히 시비가 붙어서 사람을 때리고 수갑을 채웠다는 '오명'을 벗을 수 있었다.


블랙박스 자료를 기반으로 고발된 B씨는 강간미수 및 공무집행방해, 특수상해로 구속됐다.


A씨가 나중에 알게 된 바로 B씨는 이전에도 성범죄 전과가 4건가량이나 있었다.


한편, A씨처럼 공무 수행 중인 경찰이 범인에게 습격을 당하거나 교통사고 등으로 다치는 사례가 최근 5년 동안 1만 건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공무 수행 중 순직한 경찰은 81명에 달했고 부상의 원인 중 무려 28%(2875건)가 '범인에 의한 피습' 때문이었다.


"욕해도 참아야죠"…홍대 취객에 막말 들으며 일하는 경찰들 (영상)취객들에게 온갖 막말과 폭언을 들으며 홍대 밤거리를 지키는 일선 경찰관들의 노고가 시민들을 감동케 했다.


김소영 기자 so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