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비 기자 = 영화 용어 중에는 '클리셰(Cliché)'라는 단어가 있다.
주로 진부하거나 상투적인 표현을 뜻하며 '판에 박은 듯 오랜 기간 내려오는 틀'이란 뜻을 담고 있다.
즉, 영화에서 오랫동안 습관처럼 쓰여 뻔하게 느껴지는 표현, 캐릭터, 카메라 스타일 등을 포괄적으로 지칭하는 말이다.
예를 들어 TV 드라마의 고전적인 클리셰로는 주로 '기억 상실', '삼각관계', '출생의 비밀' 등을 말해 볼 수 있겠다.
굳이 스포일러를 듣지 않아도 "에이. 저거 딱 보니까 출생의 비밀 있네", "저거 나중에 ~게 되겠는데?" 등 쉽게 추측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클리셰다.
공포영화나 재난영화에도 우리가 너무나 잘 알아보는 클리셰들이 있다. 흔히 공포, 재난 영화의 법칙. 이 말 하는 사람은 죽는다.
아래 다음 장면이 어떻게 이어질지 너무나 충분히 예상가게 하는, 공포영화의 주인공이라면 반드시 하지 말아야 할 '죽음의 대사'들을 소개한다.
1. "걱정하지마. 별 일 있겠어?"
공포 영화에서 당신이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바로 '너무 긴장하지 않는 것'이다.
안일한 태도의 등장인물은 꼭 죽는다. 그것도 가장 먼저.
2. "사실 그동안 고마웠어 / 미안했어"
뜬금없는 '화해 타임'은 죽음을 준비하는 장면인가.
자신이 곧 죽게 될 줄은 어떻게 알고 다들 그리 주위 사람들과 관계 정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3. "우리 딸 / 아들이야. 예쁘지?"
갑자기 사랑하는 자녀들의 사진을 꺼내 들어 자랑하는 그.
공포영화든, 재난영화든, 전쟁영화든. 등장인물 중 한 사람이 자식 자랑을 시작한다면 긴장해야 한다.
그 사람은 다시는 그 예쁜 자식을 두 번 다시 보지 못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잠시 숨 돌리는 틈을 타 자식 자랑을 하다가 그다음 장면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등장인물들, 너무 많이 봤다.
4. "곧 돌아올게"
곧 돌아온다던 그가 '영영' 돌아오지 못하게 되는 것 또한 뻔한 클리셰 중 하나다.
5. "이제 다 끝났어! 한숨 돌리자"
제발 한 번만 더 확인해봐라. 아직 다 끝나지 않았다.
당신이 안심한 순간, 아직 제거되지 않은 위험이 당신을 덮칠 것이다.
6. "내가 확인해보고 올게"
용감한 것도 좋지만,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될 것은 확인하지 말아라.
당신이 확인하게 될 것은 무시무시한 진실이다.
황비 기자 be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