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명품브랜드 구찌가 동물 모피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여전히 모피시장에서는 잔인한 방식으로 동물들의 가죽을 벗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일 동물권단체 케어는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모피 생산'의 진실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 속 좁은 철창 안에 살이 통통하게 오른 라쿤들이 빈틈없이 가득 차 있다.
모피 채취에 이용되는 동물들은 대개 생후 6개월 내외로, 연간 4천 5백만마리 가까이가 사람들의 모피 코트를 위해 희생된다.
문제는 최상의 가죽을 얻기 위해 산 채로 동물의 가죽을 벗긴다는 것이다.
몽둥이로 머리를 내려치거나 바닥에 내동댕이쳐 잠시 기절시킨 다음 칼을 들고 발끝에서부터 머리 방향으로 가죽을 벗겨낸다.
기절에서 깨 동물들이 움직일 때면 발로 머리를 짓누른 채 껍질을 벗긴다. 라쿤, 여우, 밍크 등 모피에 사용되는 동물들은 극심한 고통을 그대로 느끼며 서서히 죽어간다.
최근에는 핀란드의 한 농장에서 대형모피를 얻으려 북극여우를 눈이 안 보일 정도로 살을 찌워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잔인한 도살 방식 때문에 끝없는 동물학대 논란이 일면서 패션업계에서도 모피 사용을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탈리아 명품브랜드 구찌가 대표적이다. 구찌 CEO 마르코 비자리는 "2018년 봄부터 모피사용을 중단하고 모피반대연합에도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찌 외에도 현재 유럽에서는 모피산업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아지면서 조르지오 아르마니, 캘빈 클레인, 랄프 로랜스 등 여러 브랜드가 '퍼 프리 선언'을 했다.
또한 뉴질랜드, 미국 웨스트 할리우드, 인도, 이스라엘 등 일부 국가에서는 법적으로 모피 생산을 금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중국, 러시아 등과 함께 모피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로 손꼽힌다. 한국은 전 세계 모피무역량 2억 7900만 달러로 전 세계 모피시장 8위에 오르기도 한다.
이에 동물권단체 케어는 "반생명적이고 반환경적인 잔인성으로 상징되는 '슬픈 학대'가 하루빨리 중단되기를 희망한다"며 국내 패션브랜드 또한 모피 사용을 중단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황규정 기자 kyoojeong@insi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