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지난달 25일 개봉한 '토르: 라그나로크'가 역대 마블 영화 중 최고 속도로 흥행기록을 세우고 있다.
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토르: 라그나로크'는 지난달 31일 하루 동안 14만 682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개봉 이후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로써 총 누적 관객 수는 250만 7,817명이 됐다.
'토르: 라그나로크'는 토르와 헐크 콤비가 선보일 액션에 대한 기대로 개봉 전부터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영화팬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후 영화를 관람한 팬들에게서 악역인 죽음의 신인 '헬라'의 매력이 회자하며 영화에 대한 관심이 더해지고 있다.
냉철한 눈빛과 강력한 힘으로 좌중을 압도하는 헬라는 시종일관 흥분해 있는 토르 팀과 감정적 수평을 이루며 영화를 더욱 흥미롭게 이끌어 간다.
주인공을 뛰어넘는 능력과 더불어 연민을 자아내는 사연이나 매력적인 외모, 놀라운 지성 등으로 무장한 악당들이 있다.
'토르: 라그나로크'의 '헬라'처럼 매력적인 악역으로 더욱 사랑받은 할리우드 영화 6편을 모아봤다.
1. 토르: 라그나로크- 죽음의 신 '헬라' (2017)
"난 여왕도, 괴물도 아니야. 죽음의 여신이지"
북유럽 신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죽음의 신' 헬라는 토르와 로키를 넘어서는 강력한 악당이다.
헬라는 토르의 힘의 보고인 망치를 박살내고 머리카락도 깎아 힘을 쓰지 못하게 만들며 그를 코너로 몰아넣는다.
반면 헬라는 시종일관 침착함을 잃지 않는 범접하지 못할 아우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2. 말레피센트- 인간을 믿어 사악해진 '마녀' (2014)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게 저주를 내린 마녀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풀어간 영화 '말레피센트'를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
인간 남자를 좋아했던 숲의 수호자 말레피센트는 믿었던 그가 왕이 되기 위해 날개를 잘라가는 완전한 배신을 당한다.
왕이 된 그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의 딸인 '오로라 공주'의 세례식 날 초대받지 않은 말레피센트가 찾아와 저주를 내린다.
괘씸한 왕의 딸이지만 말레피센트는 요정들의 집에 맡겨진 꼬마 오로라를 자주 찾아가 보호하고 이야기 상대도 되어주며 정이 든다.
이후 공주를 사랑하게 돼 저주를 풀기 위해 노력하는 말레피센트의 모습이 보는 이에게 안타까움을 더한다.
3. 장고 : 분노의 추적자- 악랄한 대부호 '캘빈' (2013)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연기 인생 사상 최초의 악역을 연기해 화제를 모았다.
그가 맡은 미국 남북전쟁 이전 시대의 대부호 캘빈 캔디는 흑인 격투기에 열광하고 노예 매매를 일삼는 대부호다.
기분 나쁜 일이 있으면 망치를 들고 나서는 캘빈은 희번덕대는 눈빛으로 넘치는 광기를 표현했다.
남북전쟁 이전 시대를 상징하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모습은 그 악랄한 모습에 혀를 내두르게 한다.
4. 다크 나이트- 독보적인 악당 '조커' (2008)
히스 레저의 유작 '다크 나이트'는 영화 촬영 중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며 더욱 유명해졌다.
영화 속 조커를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 히스 레저가 분장을 디자인하고 얼굴에 분장까지 하는 열의를 보였다.
입술 옆에 길게 칼자국이 있는 조커는 살인전 피해자 얼굴에 칼을 대고 어린 시절 트라우마에 관해 이야기 하길 즐긴다.
그는 "어렸을 때 아빠는 내가 보는 앞에서 엄마를 죽였고, 이후 울상을 짓고 있는 나에게 다가와 활짝 웃으라며 입가를 찢었다"라는 대사를 읊조린다.
관객은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는 그를 두려워하는 한편 그가 겪은 어린 시절 상처에 대해 연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5. 한니발- 고상하게 잔인한 '렉터' (2001)
개의 입마개같이 생긴 마스크 속에는 싸이코 살인마이자 사학자, 심리학자, 외과 의사, 법의학자이자 예술에 대한 놀라운 식견과 안목을 갖춘 지성인 한니발 렉터 박사의 모습이 공존한다.
그가 가장 참을 수 없어 하는 것은 예술을 향유할 수 없는 환경과 낮은 실력으로 예술을 모욕하는 환경이다.
자신의 고상한 취미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을 혐오하는 그는 아름다운 바흐의 음악을 들으며 살인을 저질러 기괴한 살인 장면을 완성한다.
렉터 박사의 놀라운 지성과 예술적 소양이 매력적인 만큼 살인을 하나의 예술 퍼포먼스 정도로 느끼는 모습에서 관객들은 소름 끼치는 악당의 모습을 보게 된다.
6. 스타워즈- 악의 화신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사랑꾼 '아나킨' (1997)
영화 사상 가장 오래 기억되는 대사를 꼽자면 "아임 유어 파더(I'm your father)"가 열 손가락 안에 들 것이다.
다크 제다이인 시스 팰퍼틴에게 속아 기계에 의존해 생명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아나킨의 일생을 좌우하는 것은 파드메 공주와의 사랑이다.
그녀가 죽는 꿈을 꾸고 불안해하던 아니킨은 다크 제다이가 되면 죽은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시스에게 합류하게 된다.
그러나 힘을 얻자마자 파드메를 잃게 되고 아나킨은 다스베이더가 되어 그녀를 죽인 세계에 복수하기 위해 힘에 대한 열망과 분노를 안고 살아간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5 - 제국의 역습'에서 그는 살아있는지 몰랐던 아들 루크의 존재를 깨닫고 자신이 아버지임을 고백한다.
다스베이더는 악의 화신이지만 그 속에 사랑을 잃고 깊은 슬픔에 잠긴 아나킨의 모습이 겹쳐있어 악역이지만 많은 팬의 공감을 샀다.
이하영 기자 ha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