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주기적으로 배 속을 비우는 '간헐적 단식'이 체중 감량과 다양한 대사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30일 조선일보는 주기적으로 공복 상태를 만드는 '간헐적 단식'의 효과가 과학적으로 증명됐다고 보도했다.
간헐적 단식은 체질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한 때 인기를 끌었으나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비판하는 이들도 많았다.
그러나 최근 캐나다 토론토아동병원 성훈기 교수와 오타와 대학 김경한 교수팀이 실험을 통해 간헐적 단식의 과학적 효과를 증명해냈다.
성 교수팀은 실험을 위해 쥐를 간헐적 단식 그룹과 일반 그룹(대조군)으로 나눈 뒤 지방 함량이 많은 고열량식을 먹게 했다.
단식 그룹은 2일 식사 후 1일(2대 1) 단식하는 일정을 약 16주 동안 지속했다.
관찰 결과 두 그룹의 쥐가 섭취한 전체 음식량은 거의 같았으나 간헐적 단식을 한 쥐들은 매일 식사한 쥐들에 비해 몸무게가 훨씬 덜 증가했다.
또한 간헐적 단식을 한 쥐들은 지방세포의 크기 또한 두드러지게 작았고 지방간이 훨씬 덜 나타났으며 간수치도 개선됐다.
많은 양의 당을 투여한 뒤에도 단식 그룹 쥐는 혈당이 더 빨리 떨어졌다. 체중 감소뿐 아니라 다양한 대사 장애의 예방 효과가 관찰된 셈이다.
이 같은 간헐적 단식의 효과는 백색지방이 베이지색 지방으로 바뀌면서 나타내는 효과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몸에는 3가지 종류의 지방이 있는데 갈색 지방은 열을 발생시키며 에너지를 소모하는 반면 백색 지방은 음식으로 섭취한 잉여 에너지를 저장한다.
베이지색 지방은 이 중간 형태로, 백색 지방이 갈색화하면서 베이지색으로 바뀌면 마치 갈색 지방처럼 열을 내면서 에너지를 소모한다.
연구팀이 단식한 쥐의 지방세포를 추출해 검사한 결과 간헐적 단식을 하면 지방세포의 VEGF 수치가 올라가고, 이것이 세포 내 면역반응을 이끌어 백색지방을 베이지색 지방으로 변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증가하는 VEGF의 수치가 면역반응을 유도해 염증에 반응하는 항염증성 대식세포를 증가시키면서 체중 감소뿐 아니라 다양한 대사성 질환에도 효과를 나타낸 것이다.
성 교수는 "공복 기간이 길어지면 교감신경을 자극해 눈이 밝아지고 뇌의 인지능력도 개선된다"며 "물질의 풍요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이 넘치는 영양 저장소로만 이용했던 지방의 에너지를 꺼내 쓸 수 있도록 '배고픈 상태'를 느끼는 것도 의미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공복 시간과 단식 효과의 관계를 연구한 결과 최소 6시간 길게는 약 18시간 공복을 유지하는 것 만으로 몸속에서 면역반응이 일어나고 수치의 변화가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르면 오후 7시에 식사를 마친 후 다음 날 오후 1시까지 속을 비우면 공복 18시간을 유지하게 돼 효과를 볼 수 있다.
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