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LG전자가 26년 전 출시한 금성사 의류건조기가 다시 LG전자 공장으로 돌아왔다.
25일 LG전자는 1994년에 금성사 의류건조기를 구매한 염재영씨(65세)와 이희순씨(62세)가 해당 제품을 LG전자에 기증했다고 밝혔다.
이 건조기(모델명: DK-400AI)는 금성사가 1991년 출시한 4kg 용량의 전기식 의류건조기다.
당시로선 가장 앞선 기술인 '퍼지(Fuzzy)'가 적용된 이 제품은 3개의 온도 센서가 건조물의 양과 온도 변화를 감지해 최적의 상태에서 의류를 건조해준다.
염씨 부부는 1994년 당시 적지 않은 금액인 22만 4천원에 금성사 의류건조기를 구입했다.
이들은 미국 여행 중 의류건조기를 사용해본 경험이 건조기 구매를 결심했다.
이들은 국내에서 의류건조기가 생소한 제품이었는데 매장에서 금성사 의류건조기를 발견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이희순씨는 "평생 구입했던 전자제품 가운데 가장 잘 샀다고 생각한 제품이 바로 이 건조기"라며 "20년 넘게 지인들에게 건조기 구매를 추천해왔는데 최근에서야 건조기 붐이 일어나더라"고 말했다.
또 이씨는 "가장 큰 자랑거리였고 지금도 멀쩡히 작동하는 제품인데 막상 버리려 하니 너무 안타까웠다"며 "그래서 최신 LG 건조기를 구입하며 매장 직원에게 제품을 기증할 방법이 없는지 문의했다. LG전자에서 소중히 보관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창원사업장 내 쇼룸에 기증받은 의류건조기를 전시할 예정이다. 제품을 기증한 염씨 부부에게는 감사의 표시로 '트롬 스타일러'를 증정했다.
LG전자 H&A사업본부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장 류재철 전무는 “국내 의류건조기 시장을 선도해온 LG전자의 저력은 장기간 축적해온 기술력이 바탕이 된 것임을 보여준 계기”라며 “끊임 없는 기술 혁신을 통해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는 차별화된 가전제품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8월에는 34년 된 금성사 전자레인지가 LG전자 공장으로 돌아오는 일도 있었다.
해당 제품을 기증한 박 모 씨는 "이 제품으로 두 아이의 분유와 이유식을 데우고, 간식으로 빵과 쿠키를 만들어줬다"며 "제품에 아이들의 성장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 같아 애정이 더 간다"고 말했다.
이어 34년 동안 전자레인지를 교체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고장이 나야 바꾸지"라고 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