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오늘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라면 당신은 무엇을 하고 싶은가.
13년 전 대한민국을 울렸던 로맨스 영화 '이프 온리'는 죽은 연인과의 마지막 하루를 기적적으로 얻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영화는 서로에게 익숙해져 점차 관계가 소원해진 두 사람이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 스토리로 '슬픈 로맨스' 영화의 정석이라 불린다.
특히 남자 주인공 이안 역을 맡은 폴 니콜스와 발랄하고 귀여운 매력이 돋보이는 여자 주인공 사만다 역을 맡은 제니퍼 러브 휴잇의 섬세한 감정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숱한 명장면을 남기며 '인생 영화'로 손꼽히는 영화 '이프 온리'는 최근 국내 재개봉(11월 23일)이 결정되면서 다시 한 번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면 서로의 소중함을 한껏 깨닫게 된다는 영화 '이프 온리'. 많은 이들의 감성을 촉촉하게 만든 영화 속 명장면들을 모아봤다.
※ 아래 내용은 영화의 상세한 줄거리를 담고 있어 '스포'가 될 수 있습니다
1. "그녀를 가진 걸 감사하며 사시오. 계산 없이 사랑하고"
아침부터 사만다와 싸운 이안은 저녁에 예정돼 있던 사만다 공연을 보러가기 위해 택시에 올라탔다.
택시기사는 무언가 알고 있다는 듯 애정전선에 문제가 있냐고 물어본다.
이안이 그렇다고 하자 택시기사는 한 가지 질문을 던진다. 공항에서 작별한 뒤 두 번 다시 못 만나게 된다면 어떡할 거냐, 감당할 수 있겠냐고 말이다.
이안이 절대 감당할 수 없다고 말하자 택시기사는 답이 나왔다며 "그녀를 가진 걸 감사하며 사시오. 계산 없이 사랑하고"라는 조언을 한다.
2. "누가 이쁨 받재? 난 사랑 받고 싶어. 그게 속상해. 더 비참한 건 거기 익숙해진다는 거야"
공연을 무사히 마치고 저녁 식사를 하게 된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사만다는 연인 이안에게서 언제나 2순위가 되는 상황에 섭섭하기만 하다.
모든 걸 제치고 오직 두 사람만 생각하는 모습을 이안에게서 찾을 수 없어 사만다는 감정이 복잡해졌다.
서운해하는 사만다에게 이안이 "널 좋아해"라고 하자 결국 사만다는 "난 사랑받고 싶다. 그게 속상하다"며 "더 비참한 건 거기 익숙해진다는 거야"라고 말했다.
사만다의 대사는 소홀해진 연인 때문에 속상해했던 이들이 가장 '공감'하는 장면으로 손꼽히고 있다.
3. "하루 밖에 못 산다면 뭘 하고 싶어?"
"같이 있을거야 지금처럼. 진정 한마음이 되는거야 사소한 것부터 심오한 것 까지. 그렇게만 된다면 죽음도 두렵지 않아"
기적처럼 사만다와의 마지막 하루를 얻게 된 이안은 유독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사만다에게 "하루 밖에 못 산다면 무엇을 하고 싶어?"라고 묻는다.
사만다는 싱거운 질문이라며 핀잔을 줬지만 곧 자신의 진심을 털어놨다.
처음으로 남자친구가 온종일 자신에게만 집중하고 사랑을 쏟았던 이 하루, 이 하루처럼 살고 싶다고 사만다는 대답했다.
아주 사소한 것부터 심오한 것까지 공유하며 진정한 한마음이 되고 싶다던 그녀는 "그렇게만 된다면 죽음도 두렵지 않다"고 말해 이안을 더욱 가슴 아프게 했다.
4. "5분을 더 살든, 50년을 더 살든 오늘 네가 아니었다면 난 영영 사랑을 몰랐을 거야. 사랑하는 법을 알려줘서 고마워. 또 사랑받는 법도"
점차 사만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이 다가오자 이안은 그 누구보다 사만다를 사랑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택시를 타려는 사만다를 붙잡고 이안은 "5분을 더 살든, 50년을 더 살든 오늘 네가 아니었다면 난 영영 사랑을 몰랐을 거야"라고 고백했다.
이어 "사랑하는 법을 알려줘서 고마워. 또 사랑하는 법도"라며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말을 모두 털어놓았다.
사만다가 그토록 듣고 싶었던 말을 마지막에서야 하는 이안은 떨어지는 빗물과 함께 그런 자신을 반성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5. "이안은 이미 다 알고 있었어. 내가 사랑하는 법을 알려줬댔어. 마음이 가는대로 사랑했을 뿐인데, 죽기 전에 모든걸 말해주고 싶었나봐"
사만다에 대한 사랑을 깨닫게 된 이안은 결국 교통사고가 날 택시에 함께 올라탄다.
그리고 차가 부딪히는 방향에 자신이 앉았고, 사고가 나는 순간 온몸으로 사만다를 안아 연인을 살리고 자신은 숨을 거둔다.
병원에서 깨어난 사만다는 이안이 죽었다는 소식에 불현듯 마지막 자신에게 했던 이안의 고백을 떠올린다. 사랑하는 법을 알려줘서 고맙다고 했던 이안이었다.
그 말에 사만다는 뒤늦게나마 "마음이 가는 대로 사랑했을 뿐인데, 죽기 전에 모든 걸 말해주고 싶었나봐"라며 오열했다.
결국 두 사람은 함께하지 못하고 나서야 서로의 소중함과 사랑의 크기를 알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