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미야자키 하야오가 은퇴 3년만에 다시 애니메이션계로 돌아오게 된 특별한 계기가 공개됐다.
지난 8일 방송된 NHK 프로그램 '선데이 아트 갤러리'에서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오랜 친구이자 영화 제작자인 스즈키 토시오가 출연해 미야자키 하야오의 복귀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2020년 개봉 예정인 미야자키 감독의 신작을 두고 "그는 손자가 자랑스러워 할만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이번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먼 훗날 손자가 '할아버지는 저세상으로 떠났지만 이 작품을 남겼어요'라는 말을 할 만큼 멋진 애니메이션 하나를 남기는 게 미야자키 감독의 소원이었던 것이다.
앞서 미야자키 감독이 복귀를 선언하자 일본 영화계에서는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이 세상의 한구석에' 등의 인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온 바 있다.
영화 저널리스트 오오타카 히로오는 "두 작품의 선전이 미야자키 감독에게 자극제가 됐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스즈키 토시오는 "팬들은 그 두 작품이 미야자키의 창작 의욕을 불 지폈다고 생각하지만, 결정적인 계기는 손자 때문"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2013년 '바람이 분다'를 끝으로 장편 애니메이션 은퇴를 선언한 뒤 3년만인 지난해 11월 '애벌레 보로'로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년 동안 구상한 것으로 알려진 이 작품은 너무 작아서 손가락 사이를 미끄러지듯 돌아다니는 털 많은 애벌레 '보로'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될 '애벌레 보로'는 오는 2020년 개최하는 제 32회 도쿄 올림픽에 맞춰 개봉할 예정이다.
손자를 생각하며 심혈을 기울여 작업하고 있다는 '애벌레 보로'가 미야자키표 애니메이션을 기다리고 있는 관객들에게 또 어떠한 감동을 선사할지 기대가 모인다.
한편 미야자키 감독은 '천공의 성 라퓨타', '이웃집 토로로', '원령공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 숱한 명작을 남기며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