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지구촌이라는 말이 실감 날 만큼 기술뿐만 아니라 같은 음악, 패션, 공연, 문학 등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함께 소비되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 등 영상 매체의 경우 인터넷으로 공유가 가능해지며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가 되었다.
국내 영화 수준이 높아지며 해외에서 명망 높은 봉준호, 박찬욱 감독 등은 해외 배우들의 러브콜을 받기도 있다.
높아지는 한국 영화의 명성에 힘입어 국내 영화에 출연한 해외 연기파 배우 7인을 소개한다.
1. 택시운전사- 토마스 크레취만(Thomas Kretschmann)
토마스 크레쉬만은 2002년 영화 '피아니스트'에서 음악을 사랑하는 독일 장교 역으로 전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그는 '블레이드 2', 'U-571', '레지던트 이블 2', '러브 인 클라우즈', '킹콩', '원티드', '레지던트이블 5 최후의 심판' 등 전쟁, 멜로, 액션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서 주조연을 넘나들며 활약한 연기파 배우다.
'택시운전사'에서는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닮은 외모와 함께 감정을 절제한 연기로 역할을 완벽히 소화했다는 평가다.
그는 인터뷰에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은 면을 토로하기도 했지만 현장에서 자신이 직접 찍은 스텝과 배우들의 모습을 공개하며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노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2. 옥자- 틸다 스윈튼(Tilda Swinton)
틸다 스윈튼은 '설국열차' 이후 '옥자'를 촬영하며 봉준호 감독의 소울메이트로 국내팬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왔다.
봉준호 감독은 틸다 스윈튼과 "작품자체를 의논했다"라고 할 정도로 대사나 아이디어 면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창작의 동반자'와 같았다고 표현할 정도였다.
그녀는 '설국열차'의 지배계급을 강고히 하는 메이슨 총리 역으로 뚜렷한 인상을 남긴 것처럼 '옥자'에서도 루시 미란도와 낸시 미란도라는 쌍둥이를 연기하며 자본에 잠식된 세계를 그려 보였다.
영화 '옥자'에서는 '작품 자체'를 의논했다는 봉준호 감독의 언급처럼 엔딩크레딧에 '제작진'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3. 만추- 탕웨이(Tang Wei)
김태용 감독과 결혼하며 이제 탕웨이는 중국인이지만 국내팬들에게 추자현 남편 우효광처럼 '반 한국인'으로 인식된다.
'만추'는 뛰어난 작품성으로 탕웨이가 세계적인 배우로 발돋움하는 데 도움을 준 영화이자 남편 김태용 감독과의 인연을 만들어준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 '색, 계'를 보고 탕웨이를 주인공으로 영화를 준비했다는 김태용 감독은 촬영 후 탕웨이에게 프러포즈해 결혼에 골인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4. 밀정- 츠루미 신고(Tsurumi Shingo)
츠루미 신고는 영화 '밀정'에서 이정출을 밀정으로 만드는 조선총독부 경무국 부장 '히가시' 역으로 국내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선이 굵은 목소리, 그늘진 표정, 동작을 극도로 제한한 연기로 냉정한 승부사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본에서 드라마와 영화에서 명품 조연으로 활약하는 츠루미 신고는 NHK 대하 사극에서의 연기가 눈에 띄어 김지운 감독에게 발탁됐다고 한다.
5. 파이란- 장백지(Cecilia Cheung)
영화 '파이란'에서 장백지는 3류건달 최민식과 운명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중국 처녀 '파이란' 역으로 나온다.
실제와 같은 캐릭터 몰입력이 뛰어났던 장백지의 연기력이 호평받으며 국내 영화팬들의 뇌리에 그녀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장백지 본인은 오버 액션이 많은 홍콩과 다른 연기 스타일에 한번 놀라고, 겨울에 촬영이 이루어져 추위와 열악한 환경에 두 번 놀랐다고 한다.
최민식이 실제 장백지가 홍콩 마피아 삼합회 조직원인 아버지에게 전화했다는 일화를 전하며 "목숨 걸고 촬영했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6. 인천상륙작전- 리암 니슨 (Liam Neeson)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할리우드 배우 '쉰들러 리스트'와 '테이큰'의 주연 리암 니슨은 작년에 개봉한 영화 '인천상륙작전'에서 맥아더 장군으로 나왔다.
인천상륙작전에서 맥아더 장군이 차지하는 역할이 중요한 만큼 제작진은 시나리오 완성 이후에 그의 캐스팅에 사활을 걸었다고 한다.
당초 리암 니슨의 출연이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으나 메가폰을 잡은 이재한 감독이 그와 같은 에이전시에 있어 결국 캐스팅이 성사될 수 있었다.
영화 속 맥아더 장군의 비주얼만은 100% 싱크로율을 자랑했지만 카리스마는 부족했다는 평가다.
7. 클레어의 카메라- 이자벨 위페르(Isabelle Huppert)
올해로 데뷔 45년 차를 맞이한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 이자벨 위페르는 유독 홍상수 감독을 좋아한다.
파리의 한 영화 행사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이자벨 위페르가 한국의 사진전에 초청받아 다시 만나며 '다른 나라에서'의 전격 캐스팅이 이루어졌다.
'클레어의 카메라' 또한 홍 감독이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칸 영화제에 출품할 영화를 기획 중인데 참여하겠느냐"라고 묻자 이자벨 위페르가 흔쾌히 촬영에 동의해 성사되었다.
김민희가 영화 '아가씨'로 칸 영화제에 초청받았을 당시 찍은 영화로 칸 영화제 특별 경쟁 부분으로 초청받았지만 습작의 성격이 강하다는 평이 많았다.
이하영 기자 ha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