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소현 기자 = 북미 너구리 라쿤이 인수 공통질병이나 생태계 교란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나 무분별한 수입을 금지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이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검역 없이 수입된 라쿤이 268마리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4년간 라쿤은 정밀검역 없이 눈으로만 검사하는 '임상검사'를 거쳐 수입됐다.
이렇게 수입된 라쿤은 여러 동물카페에서 사육 중이며 일부 라쿤 카페의 경우 전국에 지점을 내며 성업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법상 동물카페는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동물원의 범위인 10종이나 50개체 이상 동물을 전시하는 시설에 포함되지 않아 정부의 관리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외국에서 동물을 들여오지만 정부의 관리를 받지 않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동물카페의 라쿤 사육 현황을 파악하고 인수 공통질병 및 생태계 교란 가능성 유무를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애완용으로 도입됐던 라쿤이 야생화되면서 막대한 농작물 피해를 일으키거나 광견병을 전파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국립생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라쿤은 인수 공통질병인 광견병의 주요 보균자이며 인간에게 '내장유충이행증'을 일으키는 북미너구리회충(Baylisascaris procyonis) 병원체의 숙주라고 주장했다.
2011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북미너구리회충(Baylisascaris procyonis)이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치명적 병원체라고 발표한 바 있어 라쿤의 무분별한 수입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과거 모피와 식용으로 들여왔던 뉴트리아도 야생화 되면서 국내 생태계를 교란시킨 전례가 있어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동물카페의 경우 동물원 등록 대상에서 대부분 제외되어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을 뿐만 아니라 손님들이 직접 라쿤 등 야생동물을 손으로 만지며 음식물까지 섭취하기 때문에 인수 공통전염병의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번식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유기, 탈출로 인해 야생화될 경우 제2의 뉴트리아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표출했다.
이소현 기자 so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