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가을이 찾아왔지만 때아닌 '가을 모기'가 시민들의 밤잠을 설치게 한다.
여름철에도 잘 보이지 않던 모기가 왜 이렇게 갑자기 늘어난 것일까.
13일 방송된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이동규 교수가 출연해 갑자기 가을 모기가 기승을 부리게 된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이 교수는 모기가 많이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 "난방이 잘되고 바깥 기온이 떨어지니 모기들이 따뜻한 실내로 몰려든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동주택 아파트의 경우 건물 내 모기들의 밀집도가 높다. 아파트 지하실에 정화조, 저수조 등 항상 물이 고여있어 모기들은 여름철 외에도 1년 내내 그곳에서 알을 낳고 월동도 한다.
이렇게 지하실에 터를 잡은 모기들은 화장실 환기구, 베란다 물통관이나 계단, 엘리베이터 등을 타고 가정집으로 몰려든다.
이 교수는 "엘리베이터, 계단 등을 타고 올라온 모기들은 각 가정의 문 주위에 앉아있다가 문이 열리면 같이 들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그런데 유독 올해가 예전보다 더 늦게까지 모기들이 실내에 모여드는 감이 있다. 이 교수는 이 현상의 원인을 '온난화 현상'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모기는 자체 체온이 없는 '변온동물'이기 때문에 외부 날씨에 큰 영향을 받고, 날이 따뜻해져야만 활동을 시작한다.
그 시기는 보통 4월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3월부터 모기들이 적지만 모습을 드러낸다. 9월이면 사라져야 하지만 10월 말에서 11월 초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이 교수는 지구 온난화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모기 활동 기간도 늘어났다고 설명하며 올해 역시 11월 말까지 모기가 채집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다면 '가을모기'가 집에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은 없을까.
이 교수는 "엘리베이터를 내리고 현관문을 들어가기 전, 주변과 옷을 잘 터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배수관을 통해 들어오는 모기를 막기 위해 배수구를 망사나 마개 등으로 막아두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때아닌 가을모기가 기승을 부리자 작은빨간집 모기로 옮기는 '일본뇌염' 예방접종을 당부했다.
작은빨간집모기에 물리면 250분의 1 확률로 일본뇌염에 감염돼 급성 뇌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 중 20~30%는 고열과 구토, 의식 장애 등을 거쳐 사망에 이를 수 있으니 각별히 유의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