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메모장의 낙서를 연상시키는 러시아어의 복잡한 필기체가 JTBC '비정상회담' 패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 9일 방송된 JTBC '비정상회담'은 '한글날' 특집으로 이뤄져 조승연 작가와 러시아 대표 알료나가 출연했다.
이날 패널들은 '한글'의 첫인상에 대해 "너무 아름다웠다"고 입을 모았다.
이탈리아 대표 알베르트는 "한국에 처음 왔을 때 (한글이 너무 예뻐) 간판들을 다 찍고 다녔다"고 말했고, 미국 대표 마크 역시 "한글의 'ㅇ'(이응)이 너무 아름다웠다"고 전했다.
그러다 한국인들이 매우 어렵다고 느끼는 슬라브어 계열의 '러시아어' 이야기가 나왔다.
러시아 대표 알료나는 "러시아는 땅이 가장 넓은 나라인데도 언어의 지역차가 매우 적은 편"이라며 "사투리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알료나는 "러시아에서 쓰는 문자는 '키릴 문자'라고 한다"며 "9세기 동로마 제국의 선교사인 키릴 형제가, 슬라브족에 기독교를 전파하기 위해 만든 문자"라고 설명했다.
현장에 러시아어 필기체가 담긴 사진이 등장했다.
복잡한 러시아어에 MC 유세윤은 "에이~ 이건 글자 아니잖아"라고 말했고, 현장에 있던 모든 이들도 "어... 어떻게 읽는 거냐"며 당황스러움을 표했다.
하지만 알료나는 "'승리', '경제', '국가 정부' 등의 단어가 들어갔다"며 "(사회학 시험) 답안지의 해설 내용인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함께 게스트로 나온 조승연 작가가 한국인의 눈에 생소하기만 한 '러시아어'에 대해 추가 설명을 해주며 패널들의 이해를 도왔다.
조 작가는 "러시아가 그리스 정교기 때문에 그리스의 성경은 그리스어로 돼 있다"며 "키릴 형제가 성경을 슬라브어(러시아의 모어)로 번역을 해야 되는데 슬러브어는 당시 말로만 가능했지, 문자는 없었다. 그래서 키릴 형제가 고대 그리스 문자를 살짝 변형시켜서 슬라브어를 적을 수 있게 만든 슬라브 성경을 저술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슬라브 성경이 러시아로 된 첫 번째 문서"라며 "그리스어와 러시아를 보면 묘하게 닮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권길여 기자 gilye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