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앞이 보이지 않아 자꾸만 여기저기 부딪히고 다니는 멍멍이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어린 쌍둥이 자매가 훈훈한 감동을 전한다.
지난 2일 SBS 'TV동물농장X애니멀봐'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눈먼 멍멍이와 그런 멍멍이 곁을 지키는 쌍둥이 자매의 가슴 따뜻한 사연이 올라왔다.
실명된 채 거리를 떠돌아다니던 유기견 '쿠키'는 쌍둥이 자매집에 처음 입양됐을 당시 사람의 손길을 모두 거부했다.
마음을 굳게 닫은 쿠키와 친해지기 위해 하루종일 붙어 쿠키를 쓰다듬어줬다는 쌍둥이 자매.
어느 순간 경계심을 푼 쿠키는 이젠 쌍둥이 자매 '껌딱지'가 돼 도리어 떨어질 줄을 모른다.
하지만 쌍둥이 자매가 "쿠키야~"라고 사랑스럽게 부르면 쿠키는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한달음에 자매들에게 달려간다.
알 수 없는 연유로 눈이 먼 쿠키는 집안 곳곳 부딪히며 다니기 일쑤다.
쌍둥이 자매가 학교에 가면 홀로 남은 쿠키는 우울해하며 밥도 거부한 채 온종일 문앞을 지킨다.
그러다 문밖에서 하교한 쌍둥이 자매의 발걸음 소리가 들리자 쿠키는 언제 그랬냐는 듯 멍멍 짖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쿠키의 둘도 없는 친구이자 가족인 쌍둥이 자매들에게는 작지만 큰 소원이 하나 있다.
바로 앞이 보이지 않는 쿠키와 신나게 바깥에서 뛰어노는 것이다. 바깥세상이 아직은 무섭고 두려운 쿠키는 문밖에 한 발자국만 나가도 덜덜 몸을 떤다.
그다지 높지 않은 계단조차 혼자 올라가지 못한다. 자매들이 쿠키를 품에 안고 바깥에 데려다 놓자 쿠키의 몸은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답답할 만도 하겠건만 오히려 가족들은 쿠키가 마음을 열 수 있도록 천천히 기다려준다.
여기에 쿠키가 차가운 바닥에 놀라지 않도록 계단 위에 폭신한 장판까지 깔아준다. 그 정성을 알았던 것일까.
쿠키는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한걸음씩 발을 내디뎠고, 넘을 수 없는 높은 장벽과 같았던 계단 위를 서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아직은 달리는 것이 어색해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을 나가야 하지만 쌍둥이 자매는 언젠가 쿠키와 함께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간직하고 있다.
어린 소녀들과 장애견 쿠키의 애틋한 우정에 누리꾼들은 "보는 내내 마음이 따스해진다", "장애견 키우는 사람들이 모두 힘냈으면 좋겠다", "모두 행복하길 기도하겠다" 등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