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16일(월)

첫 출동서 '자살 현장' 보고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소방관들

인사이트SBS 스페셜 '슈퍼맨의 비애-소방관의 SOS'


[인사이트] 홍지현 기자 = 사고 현장에서 시민들을 구조하는 119 소방관들이 끔찍한 장면을 목격하고 정신적 트라우마에 시달려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추석 명절 연휴가 시작된 30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명절에도 고생하시는 소방관님들께 감사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지난해 방송 내용이 소개돼 이목을 끌었다.


인사이트SBS 스페셜 '슈퍼맨의 비애-소방관의 SOS'


해당 방송은 지난해 전파를 탄 SBS 스페셜 '슈퍼맨의 비애-소방관의 SOS' 중 한 장면으로 소방관들이 사고 현장에서 시민을 구조하면서 겪는 심리적 충격이 다뤄졌다.


방송에 등장한 소방관들은 자신들이 구조대에 첫 배치된 뒤 직접 겪었던 충격적인 장면들을 저마다 설명하면서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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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SBS 스페셜 '슈퍼맨의 비애-소방관의 SOS'


은평 소방서의 이재은 소방관은 "구급대 첫 발령 나고 첫 출동 신고가 줄을 매달아서 자살했더라고요"라며 "저는 그 장면을 보고 굉장히 놀랐거든요"라고 전했다.


이어 "사실 좀 들어가기도 무섭고... 그런데 태연하게 일하는 저희 대원들을 보고 또 한번 놀랐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방관들의 증언들도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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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SBS 스페셜 '슈퍼맨의 비애-소방관의 SOS'


정인섭 소방관은 "첫 출근한 날 첫 출동을 나갔는데 취객이 지하철에서 쓰러져서 다리가 이렇게 절단된 상태로 움직이고 계시더라고요"라고 회상했다.


정 소방관은 "다리가 잘려 있는데 최대한 안 보이게 들라고 해서 이렇게 다리를 들었는데 그 느낌하고 막 그런 게 좀 기억에 많이 남죠"라고 전했다.


김제우 소방관도 평생 잊을 수 없는 순간을 털어놓았다. 


그는 "아스팔트를 다지는 그런 도로공사 현장이었는데 일하시던 분이 타이어롤러 차라고 하죠 큰 바퀴 달려 있는 거 그게 그분을 넘고 지나가 버렸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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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SBS 스페셜 '슈퍼맨의 비애-소방관의 SOS'


김 소방관은 "입사하고 나서 한 보름 있다가 그런 출동을 나갔는데 지금도 잊히지가 않네요 머릿속에서"라고 덧붙였다.


방송에 출연한 또 다른 소방관들도 자신들이 겪은 사고 현장의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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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SBS 스페셜 '슈퍼맨의 비애-소방관의 SOS'


대부분의 소방관들은 "왜 그런 기억은 지워지지 않는지..."라고 솔직한 심경을 고백했다.


한편 지난 4년간 정신과 치료를 받는 소방관들이 10배 증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많은 국민들을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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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SBS 스페셜 '슈퍼맨의 비애-소방관의 SOS'


소방청에 따르면 정신과 상담 및 진료를 받은 소방관은 2012년 484건에서 지난해 5087건으로 10배 이상 껑충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벌써 3898건을 넘어섰고 지난 5년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소방관도 47명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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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SBS 스페셜 '슈퍼맨의 비애-소방관의 SOS'


직무 특성상 참혹한 현장을 오가야 하는 소방관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수면장애 등 각종 심리적 문제에 신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방관에 대한 심리상담과 치료 지원비용을 대폭 늘리고 심리상담실도 확대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평생 불끄다 희소병 걸린 소방관에 '공무상 재해' 직접 증명하라는 대한민국우리나라는 소방관이 직접 자신의 질환과 업무의 상관관계를 입증해야 한다.


홍지현 기자 jheditor@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