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일본 우익으로부터 갖은 협박에 시달리면서도 '위안부' 소재의 뜻깊은 영화에 참여할 수 있어 기쁘다는 한 영화배우의 소신이 눈길을 끈다.
지난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삶을 그린 영화 '귀향'에 이어 2년 만에 속편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개봉했다.
이번 영화는 일본으로 끌려가 끔찍한 시련을 겪어야 했던 소녀들의 이야기에 실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증언과 자료 영상 등이 추가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귀향 연출을 맡은 조정래 감독이 "이 영화가 위안부 문제의 문화적 증거가 되길 원한다"고 말했을 만큼 영화에는 10대 소녀들이 당해야 했던 끔찍한 장면이 몇몇 들어가 있다.
아무리 역사의 아픔을 다룬 이야기지만 배우로서 이 작품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았을 터다.
이러한 가운데 영화의 주인공 '정민' 역을 맡은 배우 강하나는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할머니들의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풀어주고 싶었다"며 영화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특히 강하나는 재일교포 4세 출신이다. 일제강점기 당시 증조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일본으로 건너가면서 강하나의 가족은 1세기가 넘도록 일본에 살았다.
강하나가 처음 영화를 선택했을 당시 주변 사람들은 그의 신변을 우려하기도 했다. 애써 괜찮은 척 했지만 사실 강하나도 걱정되긴 마찬가지 였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2015년 귀향 1편이 개봉한 이후 일본 커뮤니티에는 강하나가 살고 있는 곳, 다니는 학교 등 각종 신상 정보가 모두 공개됐다.
그때부터 강하나는 일본 우익 세력으로부터 갖은 협박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중학생이었던 강하나는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까지 했었다.
그런데도 강하나는 절대 영화 '귀향'에 참여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히려 영화 '귀향'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역사에 대해 더욱 잘 알게 되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설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로 고등학교 2학년 된 강하나는 한국 역사와 한국어를 잊지 않기 위해 현재 조선민족학교를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