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별님 기자 = 새 정부가 집권한 지 100일이 지났지만, 전직 대통령에 대한 관심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그중 12·12사태,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의 유혈진압, 집권 시기 불법 비자금 조성 등으로 현대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남긴 전두환 대통령에 대한 관심은 유독 뜨겁다.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하자마자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진상 규명을 의지를 강하게 표명했다.
제37주년 5·18 기념사에서 문 대통령은 그동안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던 헬기 사격과 발포 명령 책임을 규명하는 데 더 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선언했다.
또 지난 19일 미국의 국제전문 싱크탱크인 아틀랜틱 카운슬이 주관하는 '세계시민상'을 수상하면서 5.18 민주화 운동의 희생정신과 의의를 언급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강력한 진상 규명 의지가 전 전 대통령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전 전 대통령은 5·18 당시 유혈 진압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여전히 회피하고 있다.
심지어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 케케묵은 '북한군 개입설'을 언급하는 등 망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1987년 6월 항쟁으로 권좌에서 물러난 다음 1995년 구속돼 사형까지 선고받았던 전 전 대통령.
그가 여전히 자신의 죄를 반성하지 않고 온 국민을 분노케 하고 있는 가운데, 전 전 대통령이 과거에 발언했던 망언들을 모아봤다.
1. "나한테 당해보지도 않고"
2008년 4월 제18대 총선에서 부인 이순자 여사와 자신의 한 표를 행사한 전 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 앞에서 섬뜩한 말을 남겼다.
전 전 대통령은 기자들이 찍은 자신의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젊은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아직 감정이 안 좋은 가봐. 나한테 당해보지도 않고"라고 말했다.
웃으면서 한 농담조 발언이었지만, 전 전 대통령의 집권 시기를 지켜봤던 이들에게는 단순한 농담으로 치부될 수 없었다.
해당 발언에서는 자신을 싫어하는 이들에게 '앙금'이 남아있는 전 전 대통령의 속마음을 엿볼 수 있다.
2. "예금통장에 29만원밖에 없다"
자신의 통장에 29만원밖에 없다고 주장한 발언은 전 전 대통령의 망언 중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망언이 아닐까 싶다.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추징금 2,205억원을 지불하라는 판결을 받은 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재산이 29만원이라며 추징금 납부를 오래도록 거부했다.
그러다가 2013년까지 533억원이 추징됐고, 그해 8월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미납추징금 환수팀'이 출범한 후 현재까지 1,155억원이 집행됐다.
하지만 추징금 환수시효인 2020년까지 3년밖에 남지 않아 미납추징금 1,050억원이 완납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3. "광주는 총기를 들고 일어난 하나의 폭동이야"
2003년 전 전 대통령은 SBS와의 인터뷰에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총기를 들고 일어난 폭동'으로 격하시키는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 누구보다도 5.18 당시 유혈진압 사태에 책임이 있는 전 전 대통령의 입에서 이 같은 발언이 나오자 광주 시민들은 물론 온 국민이 경악했다.
특히 해당 발언은 극우 인사들은 물론 일간베스트를 비롯한 극우 누리꾼들이 5.18을 폄훼할 때 자주 인용되고 있다.
여전히 반성 없는 태도로 일관하는 전 전 대통령은 역사의 심판대 위에 오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4. "왜 나만 갖고 그래~"
해당 발언은 망언이라기보단 전 전 대통령의 유행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발언의 배경을 살펴보면 앞서 언급한 발언 못지않은 '망언'이다.
"왜 나만 갖고 그래"라는 발언은 1995년 재판 당시 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한 말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5.18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분노의 화살이 전 전 대통령을 향하자 혼자만 당하는 게 억울했던 것인지 "왜 나만 갖고 그래"라고 푸념한 것이다.
5. "먹고 맨날 노니까 건강하다"
2010년 8월 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집을 방문한 이재오 특임 장관과 건강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장관은 전 전 대통령에게 "아주 건강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전 전 대통령은 "먹고 맨날 노니까 건강할 수밖에"라고 가볍게 응수한 뒤 "산에도 들에도 좀 다닌다"라고 답했다.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노인 빈곤율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에서 예금통장에 29만원 밖에 없다는 노인이 놀고먹어서 건강하다는 소식에 국민들은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전 전 대통령이 지은 죄가 여전한 가운데, "놀고먹는"다는 전 전 대통령의 반성 없는 태도에 분노하지 않은 국민이 없었다.
이별님 기자 byul@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