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잔인한 방식으로 매년 수천마리의 돌고래를 학살하고 있는 일본 타이지 마을의 실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라왔다.
지난 18일 애니멀피플은 유튜브 페이지를 통해 현재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고래 사냥의 잔혹함을 고발하는 미니 다큐멘터리 영상을 공개했다.
매년 9월에서 이듬해 2월, 일본 와카야마 현 타이지 마을에서는 돌고래 사냥이 이뤄진다.
이렇게 잡힌 돌고래들은 전 세계 돌고래쇼장, 동물원 등으로 팔려나가거나 식용으로 사람들의 식탁 위에 오른다.
올해도 어김없이 타이지 앞바다에서 고래 사냥이 시작됐다. 애니멀피플이 공개한 영상에는 들쇠고래 수십여만 마리가 만으로 쫓겨와 사냥을 당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녀석들은 소리를 내거나 꼬리로 서로를 부딪치는 등 불안한 모습이다. 전문가는 이를 두고 "자연적인 행동이 아니다. 고래가 공포에 겨워서 이런 행동을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통 타이지 마을에서는 '드라이브 헌트'라는 사냥법으로 돌고래들을 포획한다.
바다 깊숙이 철제봉을 내리고 위에서 봉을 내리쳐 수중으로 음파가 전달되도록 한다.
이 소리를 들은 돌고래들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혼란에 빠지게 되고 그 틈을 타 돌고래들을 한쪽으로 몰아넣는 것이다.
그렇게 모인 돌고래를 그물로 끌어올리거나 여의치 않을 땐 직접 잠수부가 들어가서 고래를 옮기기도 한다.
뭍으로 올라온 돌고래들은 그 자리에서 도살당한다. 예전에는 앞뒤 없이 돌고래를 잘라내 온 바다가 피로 물들었지만 2010년부터 타이지 마을은 도살 방식을 바꿨다.
돌고래가 숨을 쉬는 구멍인 '분수공'에 얇은 작살을 집어넣어 단번에 척수를 두 동강 내는 것이다.
과거처럼 피바다가 되는 일은 없어졌지만 돌고래 수천마리가 이러한 방식으로 죽어 나가는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운 좋게 살아남아 돌고래쇼장이나 동물원으로 흘러들어온 돌고래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일본은 방사를 하지 않는다. 한번 잡혀 오면 그곳에서 쇼를 하며 평생을 살거나 수명을 다하면 고래고기로 도살된다.
타이지에서 잡힌 돌고래는 전 세계 동물원에 약 1억원의 가격으로 팔려나가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 올해 울산고래생태체험관은 일본 타이지에서 돌고래 두 마리를 수입했다.
고래보호단체 '고래와 돌고래 보전협회'(WDCS)에 따르면 한해 평균 1288마리의 돌고래가 타이지에서 도살되거나 포획되고 있다.
타이지 마을의 잔혹한 학살은 국제사회에서도 큰 비난을 받고 있지만 그들은 돌고래 사냥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올해 타이지 마을은 포획가능한 고래의 종을 들쇠고래, 큰돌고래, 낫돌고래 등 기존 7종에서 뱀머리돌고래, 고양이고래 등을 추가해 총 9종으로 늘렸다.
또한 일본의 일부 수족관들은 '다이지 돌고래'를 구입하기 위해 다이지 출신 돌고래 반입을 반대하는 일본 동물원수족관협회(JAZA)를 탈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