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별님 기자 = 우리나라 여성의 첫 성 경험 평균 나이는 점점 빨라지는 데 반해, 피임 수준은 꾸준히 퇴보하고 있다.
최근 서울대보라매병원 비뇨기과 연구팀이 발표한 '2004~2014 한국 여성 성생활'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의 첫 성 경험 평균 나이는 빨라졌으나 피임 실천률은 20% 수준으로 10년 전 44%에 비해 상당히 퇴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첫 성 경험을 한 평균 나이는 2004년 21.9세에서 2014년 20.4세로 낮아졌다.
이에 반해 2014년 기준 여성들이 주로 하는 피임법은 피임성공률이 낮은 질외사정(61.2%)과 생리 주기 조절(20%), 남성 콘돔 착용(11%), 피임약 복용(10.1%) 등으로 나타났다.
콘돔과 피임약 복용 등 실질적인 피임 실천은 불과 21.1%에 불과했다.
2004년에는 질외사정(42.7%), 남성 콘돔 착용(35.2%), 생리 주기 조절(26.7%), 피임약 복용(9.1%) 등으로 콘돔과 피임약 복용 비율이 44.3%였으므로 10년 사이에 피임 실천율이 절반 이상 뚝 떨어진 셈이다.
이에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이충훈 회장은 "같은 연구에서 2, 30대 여성의 월평균 성관계 횟수가 10년 전보다 감소한 것을 볼 때 피임 방법 또한 퇴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여성의 첫 경험 시기가 빨라졌고 초혼 연령이 30.1세로 늦춰져서 약 10년간 피임이 필요하다"면서 "그런데도 피임실천율이 20%에 머물고 있다는 것은 여성의 건강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운영 중인 와이즈우먼의 피임생리이야기 사이트에 따르면 자연주기법의 피임 성공률은 75%로 4회 중 1회꼴로 실패할 우려가 있다.
또한 류지원 산부인과 전문의는 한 케이블 방송을 통해 "질외사정은 정상적인 피임방법이라고 보기도 어렵다"며 질외사정의 피임 성공률을 0%라고 단정 짓기도 했다.
이에 비해 콘돔 착용은 85% 이상의 피임 성공률을, 경구 피임약은 정해진 용법대로 복용할 경우 99%의 피임 성공률을 보인다.
이 회장은 "저출산 극복이 국가적인 문제가 되면서 피임에 대해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만혼이 대세가 된 현실을 고려해 '피임을 계획 임신의 출발점'으로 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별님 기자 byul@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