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이성 교제 경험이 있는 여성 중 52%가 데이트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세계일보에 따르면 한국 데이트 폭력 연구소는 최근 두 차례에 걸쳐 20~30대 미혼 여성 1,500명을 대상을 '한국 데이트 폭력 실태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이성 교제 경험이 있는 1,316명 중 52%인 638명이 데이트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들은 모두 CPTSD(복합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후군에 해당하는 정서 조절 곤란, 부정적인 자기지각 등 삶에 큰 변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CPTSD 증상을 호소한 피해자 중 18.2%(124명)는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지속적으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만성 수준인 것으로 진단됐다.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비슷한 CPTSD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 맺기에서 시작된 심리적 병증으로 증상이 지속될 경우 사회적 관계 형성과 유지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한국 데이트 폭력 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데이트 폭력 피해자가 겪는 심각한 심리적 후유증을 수치로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트 폭력은 애정을 기반으로 한 관계에서 생기는 범죄로 단기간 해결이 쉽지 않다. 또한 피해자도 스스로 자신의 심리·정서적 피해를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기남부지방 경찰청이 7월 24일부터 8월말까지 39일간 데이트 폭력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한 결과 276명이 검거됐다.
범죄 유형별로는 폭행·상해가 199명(72.1%)으로 가장 많았고, 협박·감금 31명(11.2%)이 뒤를 이었다. 이 외 성폭력 3명, 살인 미수 1명, 주거 침입 등 기타 42명이었다. 피해자는 여성 237명(85.9%), 남성 39명(14.1%)으로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경찰은 이 중 혐의가 중한 8명을 구속하고, 26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