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동이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동보다 발달이 더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4일(현지 시간) 호주 A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호주 멜버른대 연구팀이 호주 초등학교 3학년생 5천여명이 치른 전국 학력평가 시험 성적을 분석한 결과 제왕절개로 태어난 학생들의 시험 성적이 다른 학생들에 비해 낮게 나왔다.
연구에 따르면 제왕절개로 태어난 학생들의 시험 성적은 다른 학생들에 비해 학교 수업을 약 35일간 놓친 것과 같은 수준으로 낮게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제왕절개로 태어난 학생들은 문법, 독해력, 작문력 등의 분야에서 모두 발달이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케인 팔라디노 박사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제왕절개 출산은 이미 ADHD, 자폐증 및 천식 등 아동기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증거가 있다"며 "아동의 발달 속도 역시 제왕절개와 관련이 있다는 증거가 나타난 것"이라고 밝혔다.
제왕절개 분만이 왜 발달 지연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이유는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이와 관련된 이론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리학 교수인 조엘 본스틴은 "자연분만을 통해 태어난 아기는 산도에서 좋은 박테리아에 노출됨으로써 발달에 이점을 가질 수 있다"며 "박테리아가 신경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많은 자료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드니 대학의 이안 히키 교수는 "이러한 결론을 내릴 때는 주의해야 한다"며 "나는 제왕절개와 발달 속도 간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나타났다고 말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호주에서는 전체 출산 중 약 30%가 제왕절개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15%보다 훨씬 높다고 매체는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제왕절개가 건강상의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위험성이 적다고 알려진 탓에 너무 자주 권유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팔라디노 박사는 "제왕절개 출산을 권고하는 풍토는 재고돼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