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국내 상황을 전 세계 알렸던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실화를 바탕으로한 영화 '택시운전사'가 천만을 넘었다.
21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택시운전사'는 전날인 20일 38만 9,582명의 관객을 동원해 누적 관객수 1,035만 3,187명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택시운전사' 천만 관객 돌파는 개봉 19일 만에 이뤄낸 쾌거로 올해 첫 천만 영화에 이름을 올렸을 뿐 아니라 주연 배우인 송강호는 '트리플 천만 배우'에 등극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택시운전사' 속 광주 대학생 구재식을 있게 만든 것은 다름아닌 송강호의 한마디 때문이었다는 비하인드 이야기가 전해져 눈길을 끈다.
지난 20일 연예전문매체 스타뉴스는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과 큰 울림을 안긴 광주 대학생 구재식 역을 류준열이 연기할 수 있었던 것은 송강호 덕분이라고 보도했다.
사실 '택시운전사' 제작진은 처음부터 류준열을 구재식 역에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캐스팅을 적극 고려 중에 있었다.
하지만 캐스팅 작업을 본격화할 때쯤 류준열 '일베 논란'이 일어났고 이로 인해 '택시운전사' 제작진은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영화 '택시운전사'가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만큼 당시 '일베 논란'에 휩싸인 류준열을 캐스팅하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택시운전사' 제작진이 류준열의 캐스팅을 놓고 고심하던 가운데 먼저 출연을 확정 지은 송강호가 한마디를 날렸다.
"만일 류준열이 일베가 아니라면 그런 논란 때문에 영화에 적합한 좋은 배우를 출연시키지 않는 게 말이 되냐"
송강호는 또 이렇게 말했다. "만일 류준열이 일베라면 '택시운전사'는 그런 사람들까지도 아우르는 게 취지 아니냐"
오늘날 영화 '택시운전사'를 있게 만든 제작자 더램프 박은경 대표는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송강호의 한마디에 모든 고민이 해결됐다"고 말했다.
송강호의 한마디에 '택시운전사' 제작진은 광주 대학생 구재식 역에 류준열을 캐스팅하기로 방침을 정했고 덕분에 류준열표 구재식이 탄생할 수 있었다.
극중에서 구재식은 대학가요제에 나가는 것이 꿈인 22살 평범한 광주 대학생으로 우연히 길에서 만난 김만섭(송강호)와 피터(토마스 크레취만)에 달라 붙어 광주 취재를 도와주는 인물이다.
류준열은 구재식 역을 그 누구보다 소화하기 위해 치열한 연구와 끊임없는 고민을 했고 덕분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순수함을 잃지 않고 해맑게 웃는 구재식이라는 인물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장훈 감독은 "류준열에게는 소년의 얼굴이 있다"며 "애초에 생각했던 캐릭터의 이미지와 톤을 그대로 잘 표현해줬다. 말구재식은 딱 류준열을 위한 역할이었다"고 평가했다.
'택시운전사' 구재식을 있게 만든 송강호는 "나이에 맞지 않게 작품을 대하는 열정적인 태도에 감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감을 가지고 연기를 한다는 것이 나이와 경력, 경험에 비해 굉장히 뛰어났다"고 류준열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어쩌면 관객들은 류준열이 연기한 '택시운전사' 구재식을 볼 수 있게 해준 송강호에게 고마워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의 한마디 덕분에 류준열의 구재식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송강호의 후배를 향한 믿음과 배려에 관객들은 천만으로 화답했고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를 그린 '택시운전사'는 올여름 최고의 흥행작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