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그 남자 정말 아닌 것 같아"
자신은 너무 좋은 사람인데 막상 누군가를 사귈 때면 나쁜 남자만 만나게 되는 여자들이 있다.
주위에서 아무리 말려도 남자친구를 찰떡같이 신뢰하는 여자친구는 결국 결정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야 이별을 결심하게 된다.
이별 후 좋은 사람을 고르고 골라 만났지만 어느 순간 현 남친도 구 남친처럼 '나쁜 남자'가 된 것을 깨닫고 말았다.
황당하다가 속상하고 끝내 '억울'해진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그 사람이 나쁜 남자인 줄 몰랐어"
콩깍지에 씌면 아무것도 안 보인다지만 사실 나쁜 남자는 세상에 많다.
문제는 그들이 착한 여자를 귀신같이 알아본다는 사실이다.
나쁜 남자는 대상을 선정하면 일단 경계심을 지우기 위해 최대한 젠틀한 이미지를 착한 여자에게 심어준다.
친구들이 무슨 말을 해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만큼 굳어졌다고 생각했을 때 그는 본색을 드러낸다.
집 청소, 밑반찬 만들기 심할 경우 자기 일을 돕도록 하고 자신은 바람을 피울 수도 있다.
그러나 착한 여자는 이미 믿기 시작했기 때문에 나쁜 남자를 의심하지 않는다.
"내가 주고 싶어서 주는 거야"
한없이 주는 사랑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이건 좋은 것이니 주고, 저건 내게 필요 없으니 주고, 요건 정말 그 사람에게 필요할 것 같아서 준다.
'내리사랑'이라고 했던가. 자식이 부모가 주는 사랑을 받기만 하려는 것처럼 받는 것에 익숙해진 사람은 자신이 당연히 받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연애에 "내가 이만큼 줬으니 너도 이만큼 줘"라는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를 적용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한쪽이 주기만 하는 사랑이 정착되는 순간 착한 여자는 점점 '병든 여자'가 되고, 남자친구는 점차 '나쁜 남자'로 변신하게 된다.
"난 이해할 수 있어"
한 사람이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범위는 얼마큼일까.
연락 없이 약속을 취소하고, 이유 없이 자신을 비난하고, 욕하거나 때리는 행위 등 모든 왜곡된 행동을 모두 '이해'하는 것은 과연 가능한가.
모든 것을 허용해주는 부모의 슬하에서 큰 자녀는 버릇이 없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하는 행동 모두를 긍정 받았기 때문에 옳고 그른 사회적 규범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쁜 남자는 험한 말을 하고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등 모든 일을 용인받으며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해도 되는 행동으로 착각하게 된다.
처음에는 '착했던 남자'가 점점 '나쁜 남자'가 될 수 있는 이유다.
처음부터 '나쁜 남자'도 있고 점점 '나쁜 남자'로 변해가는 사람도 있다.
호구가 되는 여성들은 점점 '나쁜 남자'로 변하는 남자친구를 방치해 그렇게 만들어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랑은 서로 감정, 시간, 공간 등을 공유할 일이 많아진다는 점에 있어서 한 사람만 배려하게 된다면 관계가 오래 지속하기 힘들다.
혹시 위와 같은 사례를 겪은 여성이 있다면 자신 있는 노(NO)를 선택해서 남자친구를 '호구'로 만들었다는 오명에서 벗어나자.
이하영 기자 ha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