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다래 기자 = 연인과 사랑을 싹틔우기 시작한 연애 초반. 호기심으로 가득 찬 상대에게 우리는 궁금한 것 투성이다.
관심과 질문은 정비례한다는 말이 정답이다. 머릿속은 그 사람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고, 상대방의 말 한마디에 온갖 의미를 내포하며 오만가지 생각에 잠기곤 한다.
당신이 아무리 연애 고수라도 혹은 연애 초보자라도 연인 사이에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금기어가 존재한다. 상대방과 가까워지기 위해 내뱉은 말 한마디가 이별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몇 명이랑 사귀어 봤어?"
지금 연애를 시작한 상대방과 현재의 시간과 앞으로의 시간을 공유할 수 있다는 건 참 뜻깊은 일이다.
하지만 그 사람의 과거까지 내 것으로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 사람은 지금의 나 말고 다른 사람과 함께 쌓은 아름다운 기억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건 그 사람과 과거의 연인이 가져야 할 소중한 추억이다. 현재 상대방이 내 사람이기 때문에 그 추억까지 가져가려 한다면 그때부터 당신은 과거에 얽매이는 '불행'을 겪게 될 것이다.
나의 따뜻한 손을 감싸주는 그 사람에게 과거 연인을 투영해 질투하고 싶지 않다면 '판도라의 상자'는 절대 열지 말길 바란다.
"너는 도대체 왜 그래?"
본격적인 연애가 시작되면 그냥 '아는 사람'에게서 느꼈던 감정들이 '연인'이 되면서 다르게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과거 연인에게서 느꼈던 좋은 감정들을 상대방과 비교해 "걔는 안 그랬는데 너는 왜 그래?"라는 '막말'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타인과 상대방을 '비교'하는 발언은 연인 사이를 넘어 어느 인간관계에서나 '상처'를 줄 수 있는 금기어이다. 특히 나를 잘 아는 사람에게서 그런 말을 듣는다면 충격은 두 배로 상대방의 심장을 관통한다는 걸 명심하자.
"니가 뭘 알아?"
어느 누구도 상대방을 완벽히 이해할 수 없다. 배려하고 존중하며 톱니바퀴를 맞춰가는 과정에서 "니가 뭘 알아?"라는 질문은 포근한 우리 사이에 찬물을 끼얹는 말이나 같다.
우리는 서로를 모르기 때문에 '연애'를 한다. 이런 상처 주는 말로 따뜻한 호기심 어린 눈빛을 외면하게 하지 말자.
"이것도 못 해줘?"
상대방과 은근한 '밀당'이 오고가는 연애 초반.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도 넘는 '요구사항'을 남발하는 사람이 있다.
이것저것 사달라며 상대방의 주머니를 공약하는 연인이라면 당장 헤어짐을 권하지만, 그게 아닌 심리적으로 피곤하게 상대방에게 '눈'에 보이는 눈치를 준다면 꼭 반성하길 바란다.
구차하게 사랑을 증명받을 필요는 없다. 그 사람의 눈빛을 바라보면 날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껴지지 않는가.
"뭐가 미안한데?"
남성들이 연애 기간에 여자친구에게서 가장 듣기 싫은 말로 꼽기도 한 "뭐가 미안한데?"라는 말은 여친을 이해 못 하는 남성에게 따라붙는 단골 멘트이기도 하다.
원인도 모르는 싸움이 시작됐을 때 남친은 미안하다고 말하며 상황을 종결하려 하지만, 여친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싸움을 무마시키려고만 하는 남자친구가 밉기만 하다.
이 상황에서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정말' 모르기 때문에 어리둥절 하는 남자친구에게 구차하지만 내가 왜 화났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설명해주는 것이다.
여자친구는 굳이 말 안 해도 왜 내 마음을 몰라주는지 답답하기만 하지만 그걸로 또 다른 싸움의 원인을 만들 필요는 없다.
"나 정말 좋아해?"
상대방이 이런 질문을 했다면 이유는 두 가지이다. 그냥 "사랑해"라는 말을 듣고 싶어하는 귀여운 투정이거나, 정말 자신을 사랑하는지 의심이 갈 때 확신을 받기 위해서이다.
이런 말을 들었다면 질문을 던진 상대방에게 황당함을 느끼기 전에 그런 말까지 하게 한 연인에게 미안해해야 한다.
연애 초반에는 두 사람 사이에 '믿음'의 기반이 얇기 때문에 애정표현을 많이 해줌으로써 상대방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려줘야 한다.
어쩌면 '말 안 하면 모르나?'라는 의문은 연인 사이에 싸움을 불러일으키는 가장 큰 불씨 중의 하나일지 모른다.
내가 고치지 않으면 잘못된 실수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내 곁을 계속 맴돌 뿐이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했다. 상대방에 대한 '환상'이 가득한 연애 초반에 '생각' 없는 말로 핑크빛 미래를 깨뜨리지 말길 바란다.
이다래 기자 dara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