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영화 '택시운전사' 속 송강호가 흥얼거리는 노래 '단발머리'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택시운전사'는 전날까지 436만 2,305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켜냈다.
'택시운전사'는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현재는 스크린 수가 1,906개로 늘어났다.
영화가 흥행하는 데에는 감독의 연출력과 배우들의 열연 등 이유가 있지만 사이사이에 녹아있는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배경음악도 한몫했다.
특히 송강호가 영화 도입부에서 흥얼거리는 조용필의 '단발머리'가 그중 하나다.
'그 언젠가 나를 위해 꽃다발을 전해주던 그 소녀. 오늘따라 왜 이렇게 그 소녀가 보고 싶을까'로 시작하는 단발머리는 1979년 발매된 조용필의 1집 앨범에 수록된 노래다.
'단발머리'는 4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많은 가수가 리메이크하며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 노래 중 하나다.
이렇게 유명한 노래지만 여지껏 영화나 드라마에서 '단발머리'를 들어본 기억은 그리 많지 않다.
조용필이 평소 본인 노래를 드라마, 영화 등에서 사용하는 것을 쉽게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장훈 감독도 시나리오를 작성하면서 고민이 많았다. 주변에서 조용필이 본인 노래 사용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말을 익히 들어왔기 때문이다.
장 감독은 시나리오와 함께 송강호가 출연한다는 사실을 전달하며 조용필 측에 노래 사용 여부를 전달했다.
노심초사하던 장 감독은 조용필 측의 답변을 받고 깜짝 놀랐다. 예상보다 흔쾌히 노래 사용을 허락받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열린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장 감독은 노래 사용과 관련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장 감독은 "(조용필 측으로부터) 하루 이틀 안에 사용해도 좋다고 답변이 왔던 것 같다"라며 "너무 의외였고 '단발머리'를 쓸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라고 당시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 자리를 빌려서 영화에 '단발머리'를 사용할 수 있게 허락해주신 조용필 씨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영화 '택시운전사'는'광주 민주화 운동'이 벌어지던 1980년 5월 서울에서 택시 운전을 하는 만섭(송강호)이 독일 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광주로 향하는 이야기를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