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불로 전신을 꽁꽁 싸매고 '발가락' 부상 치료를 받으러 병원을 간 눈길을 끌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 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재판이 끝난 뒤 왼발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으로 이동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왼쪽 4번째 발가락'을 부딪쳐 통증과 붓기가 있다며 이달 10일과 11일, 13일 연달아 재판에 나오지 않은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의 병원 방문에 대해 서울 구치소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오늘 재판을 마치고 법원 인근 서울성모병원을 들렀다"며 "사유는 발가락 부상의 염증이 발등까지 퍼져서다"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을 태운 호송차는 오후 2시 22분에 병원에 도착했고, 이후 박 전 대통령과 병원 측은 '007 작전'을 펼쳤다.
병원 측은 박 전 대통령이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을 받으러 촬영실로 들어갈 때 흰 장막으로 복도 통로를 가려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이 노출되지 않게 했다.
MRI 검사가 마무리된 뒤에는 처음 들어간 입구 쪽에 다시 흰 장막을 치고 빈 침대를 이동시켰다. 마치 박 전 대통령이 침대에 누운 양 취재진의 시선을 끈 뒤 다른 입구로 박 전 대통령을 이동시킨 것이다.
의사에게 검사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에는 박 전 대통령을 침대에 눕혀 흰 이불로 전신을 꽁꽁 싸맨 채 이동시켰다. 취재진에게 얼굴이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박 전 대통령이 침대에 실려 이동하는 바람에 한때 '입원설'이 돌기도 했지만 박 전 대통령은 오후 5시 10분쯤 하늘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지하 주차장으로 나와 대기 중인 호송차를 타고 구치소로 돌아갔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이 서울 구치소 밖을 나와 외부 민간 기관을 찾은 것은 지난 3월 31일 구속된 이후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은 그동안 서울 구치소와 법원만을 오가며 수감 생활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