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아들이 괴롭힘 당했다'고 신고하자 오히려 가해자 두둔한 경찰

인사이트YTN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광주에서 10대 학생들이 동급생 알몸 사진을 유포하고 성기를 만지는 등 집단으로 괴롭힌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피해자에 대한 담당 경찰관의 황당한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25일 YTN은 '아들이 괴롭힘 당한다'는 피해자 엄마의 도움 요청을 안일하게 처리해버린 담당 경찰관의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광주에 사는 A(16·고1)군 등 고교생 3명은 광산구의 한 대로변에서 중학교 동창생 B군의 속옷을 벗기고 알몸 사진을 찍어 SNS에 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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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B군의 머리카락에 불을 붙이는가 하면 강제로 찬물 샤워를 장시간 시키는 등 1년 넘게 지속적으로 괴롭혀왔다.


그러던 중 보다 못한 가해자의 학부모가 피해자 부모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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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수사가 시작된 뒤 가해 학생들이 계속해서 B군의 집에 찾아왔다. 불구속 입건된 탓에 외출이 자유로웠던 것.


YTN이 공개한 CCTV 영상을 보면 새벽 1시가 넘은 시간 가해자 중 한 명이 B군의 현관 앞을 서성이다가 집문을 두드린 뒤 옷을 건네받고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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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뒤 가해 학생이 또다시 B군의 집을 찾아와 집 문을 두드렸다. 이번에도 맡겨둔 옷을 달라는 게 그 이유였다.


피해자 B군의 어머니는 "옷 찾으러 왔다는 핑계로 아들을 (밖으로) 불러내는 거였다"며 "그 사실을 이번에 알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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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 학생들이 계속 집에 찾아오자 불안을 느낀 어머니는 곧바로 담당 경찰관에 연락했다.


하지만 휴일이라 전화기가 꺼져 있었고, 어머니는 문자로 해당 사실을 알렸다.


그런데 다음 날 담당 경찰관의 답장을 본 어머니는 황당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담당 경찰관이 "옷을 찾으러 왔으면 옷을 돌려주면 되지 않느냐"고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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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가 느낄 두려움을 전혀 헤아리지 못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찰관의 무책임한 태도에 어머니는 유감을 표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응을 잘했다는 건 아니고, 좀 더 세심하고 꼼꼼하게 일처리 했으면 하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고 해명했다.


결국 어머니는 경찰을 믿을 수 없어 검찰에 진정서를 냈다.


한편 피해를 본 A군 가족은 가해 학생들과 마주치지 않도록 다음 달 이사할 예정이다.


친구 옷벗겨 성기 만지고 머리카락 불붙이며 학대한 10대 학생들동급생 친구를 상습적으로 괴롭혀온 10대 학생들이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