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남녀 사이에 데이트 비용 문제가 늘 이슈가 되는 가운데 '황당하고 웃픈' 프러포즈 선물(?)을 받은 여성의 사연이 이목을 끈다.
최근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여성이 22살 때 자신이 겪은 어처구니 없는 청혼 선물을 소개해 누리꾼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지금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 유부녀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는 대학교에서 캠퍼스 커플(CC)로 만났던 전 남친의 '만행'을 공개해 화제다.
A씨는 대학에 입한 뒤 처음 사귄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했는데 과도하게 돈을 아끼는 '구두쇠' 같은 성격 때문에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경험을 했다고 고백했다.
A씨는 대학생으로 생활하면서 용돈을 받았기 때문에 부잣집 딸처럼 지낼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넉넉하게 생활할 수준은 됐다고 한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돈을 쓰는 것을 극도로 혐오한 나머지 A씨가 조금이라고 물건을 사거나 음식을 사먹으면 '낭비'를 일삼는다고 비난했다.
학교 수업이 늦어서 택시를 탄 경우가 있었는데 그 사실을 알게 된 남자친구는 지금말로 '된장녀'라는 식으로 A씨를 몰아세웠다.
그 뒤로는 택시를 타게 되면 벌금을 내야하는 '규칙'을 만들 정도로 돈 쓰는 것을 제한했다고 한다. 물론 남친이 주는 돈은 전혀 없었다.
심지어 매일 서로 5천원씩을 걷어서 데이트 비용을 공동으로 썼는데 매일 학생식당에서 밥을 먹었고 커피 한 잔도 못 마시게 했다.
그렇게 알뜰했던(?) 남친에게 실망한 일이 생겼는데 바로 자기 생일 날에 백화점으로 A씨를 이끌고 가더니 10만원이 넘는 고가의 티셔츠를 사달라고 했던 것.
결국 생일과 케이크, 저녁 식사까지 포함해 20만원이 넘는 돈을 썼는데 다음달 A씨의 생일에 믿을 수 없는 '사건'이 벌어졌다.
생일날 저녁을 먹기로 했는데 '김밥천국'에서 먹자는 남친의 말에 실망을 금할 수 없었던 A씨였다. 그런데 사건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남자친구가 커다란 '문방구 쇼핑백'을 들고 나타났는데 그 안에는 황당한 물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남자친구가 전해준 쇼핑백에는 껌종이로 만든 액자에 커플 사진이 덩그러니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껌종이로 접은 종이알이 있었는데 메모에는 "만 개면 사랑이 이뤄진다고 해. 대학 졸업하면 결혼하자"고 적혀 있었다.
아무리 대학생이라지만 껌종이 프러포즈를 준비한 '구두쇠' 남자친구의 태도에 없던 정(情)까지 떨어졌다고 A씨는 회상했다.
결정적으로 이별을 결심하게 된 것은 남자친구가 학교 선후배들에게 A씨를 사치를 일삼는 속물이라고 뒷담화를 하고 다녔기 때문이었다.
A씨는 "저요 정말 순진한 대학생이었어요. 그런데 이 사람이 저를 이런 사람은 절대 만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해줬어요"라고 일침을 날렸다.
해당 게시글은 공개된 이후 1천여건의 추천과 28만여건의 조회, 댓글 200여건이 달리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한편 국내 청춘 남녀 사이에 데이트 비용은 늘 '뜨거운 감자'로 거론되고 있다.
데이트 비용을 부담하는 문제를 놓고 남녀 사이에 종종 갈등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데이트 비용 문제로 연인과 이별할 수 있다'고 답한 여성은 78.6%, 남성은 63.6%를 차지했다.
데이트 비용을 누가 부담해야 하냐는 질문에 '남녀가 똑같이 내야 한다'고 답한 남성은 31.6%, 여성은 34.8%로 나타났다.
'여유 있는 사람이 더 낸다'고 답한 남성은 27.8%, 여성은 37.2%로 조사됐다.
'남자가 더 많이 내야 한다'고 대답한 남성은 35.2%로 여성 23.4%보다 더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