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전 남자친구에게 데이트 비용의 절반을 보내라는 메시지를 받았다는 여성의 사연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 남자친구가 헤어진 날 쓴 데이트 비용의 절반을 계좌로 보내라고 했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의 주인공 여성 A씨는 동갑내기 남자친구 B씨와 평소에도 데이트 비용을 반반씩 부담해왔다.
둘 다 직장인이기 때문에 비교적 여유로운 데이트를 했던 두 사람은 하루씩 걸러가며 모든 데이트 비용을 지불하는 식으로 더치페이를 했다.
A씨는 먹는 양도 다른데 칼같이 비용을 반씩 부담하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사랑하는 마음이 컸기에 이해하고 남자친구의 방식에 적응해갔다.
문제는 한날 B씨가 A씨에게 "도시락을 싸달라"고 말한 데서 비롯됐다.
A씨는 순 재료비만 3만원 씩 총 6만원을 들여 두 번이나 정성스레 도시락을 싸줬다.
하지만 다음번 데이트에서 B씨는 A씨에게 "내가 저번에 초밥 샀으니 이번에 한우는 네가 살 차례 맞지?"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도시락 이후로도 샌드위치를 만들어주느라 2만원가량을 더 썼던 A씨는 B씨의 이상한 더치페이 계산법에 화가 났다.
결국 A씨는 B씨에게 이 같은 불만과 섭섭함을 모조리 털어놨다.
A씨는 B씨가 자신을 위로하고 사과할 줄 알았지만 B씨의 반응은 놀라웠다.
B씨는 "도시락이나 샌드위치는 얼마 하지도 않는데 그것도 내가 반반 내줘야 하냐"며 "너도 좋아서 만들어준 거면서 재료비까지 생각하고 있었던 거냐. 대단하다"고 실망스럽다는 듯 말했다.
본질을 흐리는 B씨의 말에 상처를 받은 A씨는 이별을 고하며 자리를 떠났다.
이후 B씨로부터 짧은 메시지가 도착했다.
B씨가 남긴 메시지에는 "헤어지기 전 마지막에 쓴 데이트 비용 6만원의 절반인 3만원을 보내라"고 적혀있었다.
화가 난 A씨는 "도시락과 샌드위치 값, 인건비, 물세, 전기세 등을 합친 10만원을 내놓아라. 3만원 빼고 7만원을 나에게 보내라"고 응수했다.
메시지를 읽고 한참을 답이 없던 B씨는 7만원을 돌려주기 싫었는지(?) 메신저 아이디를 탈퇴하며 자취를 감췄다.
더치페이는 비용을 각자 부담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최근 한국의 연인 사이에서는 데이트 비용을 반씩 나눠 내는 더치페이를 해야 한다는 인식이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B씨와 같은 잘못 적용된 방식의 더치페이는 연인 사이에 논란을 만들며 이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김소영 기자 so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