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기상 후 첫 담배를 피우는 시간이 이를수록 고혈압을 비롯한 급성 심·뇌혈관계 질환에 노출돼 사망할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17일 백유진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지난 2014년 7~9월 두 달간 남성 흡연자 211명을 대상으로 '아침 기상 후 첫 담배 피우는 시간과 혈압과 관계'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상 후 첫 담배를 피우는 시간이 기상 30분 이내인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4.43배나 높은 고혈압 환자 비율을 나타냈다.
실제로 기상 후 첫 담배는 다른 시간에 피우는 담배보다 니코틴 등이 체내에 빨리 깊게 흡수돼 혈압상승, 맥박증가, 동맥경화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많은 흡연자들은 기상과 동시에 담배를 찾곤 한다.
이는 '니코틴 의존도'의 영향으로, 몸에서 수면 시간 동안 떨어진 혈중 니코틴 농도를 보충하라는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전문의들은 기상 후 첫 담배를 피우는 시간을 늦추기 위해 니코틴 의존도 자체를 낮출 것을 조언하고 있다.
백 교수는 "아침 첫 담배를 피우는 시간이 이른 흡연자의 흡연패턴을 보면 오전에 집중돼 있다"며 "이들 흡연자는 니코틴 의존도가 강해 자의적으로 금연하기 어려워 전문의 상담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습관적으로 기상 후 5분 내 흡연하면 고혈압은 물론 죽상동맥경화증 등 심혈관계 질환이 생기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금연이 필요하지만 안 되면 적어도 아침에 첫 담배를 피우는 시간이라도 늦춰야 응급상황을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18일 한국연구재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담배 속에 들어있는 납과 카드뮴의 혈중 농도가 증가하면 청력을 잃어버릴 위험도 커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